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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한민족이여! 21세기에는

지금으로부터 꼭 1백년전인 1900년의 한반도를 생각해 보자. 영·미 등 서구제국, 부동항(不凍港)을 찾아 남하하던 러시아, 일찍이 산업혁명을 받아 들여 선진화의 물꼬를 튼 일본, 그리고 오랜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한반도에 영향력을 유지코자 노심초사하던 청나라 등, 뭇 열강들이 한반도를 집어삼키고자 눈을 번득이던 시절, 조선의 정객(政客)들은 자고 나면 정쟁만 벌일 뿐 세계 환경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애당초 관심이 없었다.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 있을까? 36년간의 일제하의 긴 질곡 그리고 8·15해방과 6·25동족상잔의비극, 4·19와 5·16의 격동을 거쳐 비록 2년간의 IMF 위기는 있었지만 다행히 이만큼의 발전과 희망을 갖게 되는 21세기를 우리는 맞고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 주변은 새로운 세기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오늘을 사는 정치인들은 1백년 전 정객들과 달리 당리당략보다는 민족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을 하는가?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은 천박한 천민자본주의의 병폐를 버리고 주위와 더불어 살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자라나는 우리의 2세들은 일본과 중국과 유럽의 젊은이들과 충분히 겨룰 수 있는 실력을 열심히 연마하고 있는가?…

 

21세기는 지금까지는 지구가 경험하지 못했던 경제·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급격히 겪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 앞에 성큼 다가 온 정보화의 물결속에 인터넷을 통한 정보와 자원의 이동이 대세가 되고, 세계 경제의 중심축은 중국과 일본과 한국이 위치하고 있는 극동으로 조만간 옮겨지며, 한반도에도 머잖아 우리가 그토록 기원하던 남북통일의 기운이 싹트게 되는 등,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러한 변화가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세계는 이미 뛰고 있다. 일본이 ‘미야자와 구상’등을 통해 구미(歐美)추월의 의지를 보이고 있고, 중국은 20세기의 팍스아메리카나에 대응하는 팍스시니카(Pax Cinica)의 도래를 내다보며 정치지도자들이 선두에 서서 열심히 뛰고 있다. 심지어 똑같이 외환위기를 겪었으면서도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는, 우리가 청문회에서 과거의 잘잘못에 구애받고 있을 때 이미 ‘Vision 2020’구상을 발표하여 국민들에게 20년 뒤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한민족만이 뒤 처지면 안된다. 이미 1백년 전에 우리의 선조들이 범했던 잘못을 또 저질러 우리의 후손들에게 고통을 물려줘서는 안된다. 이제는 지역주의, 집단주의, 정파주의 따위는 버려야 한다. 소(小)를 버리고 대(大)를 취하며, 집단이기주의에 따른 갈등은 과감히 던져 버리자.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한 상업주의도, 남이야 어떻든 나만 좋으면 된다는 염치없는 이기주의도 20세기에 다 버리고 가자. 그래서 21세기에는 항상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사회, 물질문명보다는 정신문명의 가치를 더 존중하는 사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잘 어울려서 우리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생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민족의 웅비가 활짝 나래를 펼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우리 모두 만들어 나가자. 저 먼 중앙아시아의 한민족에서부터 만주의 1백만 조선족, 한반도의 7천만과 일본열도의 60만, 그리고 태평앙 건너 아메리카대륙에 굳건히 터전을 마련한 1백40만동포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지구화 시대 21세기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솟아나기를 기원해 본다. 한민족이여! 21세기에는…

 

/이성열(전북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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