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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쌍방울야구단의 비운

전북연고 쌍방울 레이더스가 SK에 인수된다는 전격발표가 있었다. 그룹부도와 운영자금 부족등으로 그동안 SK, 농심, 포항제철등에 매각이 추진되면서 자체매각이 어렵게 되자 한국야구위원회에 매각을 의뢰하게 되었고 인수기업을 물색하던 중 제계 순위 4위인 SK로 매각이 결정된 것이다.

 

모처럼 활력을 되찾고 있는 프로야구가 쌍방울 레이더스의 퇴출로 위축될 것을 우려하여 박지원문관부장관은 SK 손길승회장에게 프로야구 참여를 권고하게 되었고 그동안 연고지를 수원으로 이전한다는 조건이면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던 SK가 박장관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SK로 매각이 최종 결정된 것이다.

 

새로운 구단으로 SK가 결정됨에 따라 9시즌을 마치고 창단 10년 6개월만에 쌍방울 레이더스는 간판을 내리는 비운을 맞게 되었다. SK는 쌍방울을 인수함과 동시에 구단의 이름을 바꾸고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도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던 쌍방울 레이더스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고 소식을 접한 도민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고 아쉬움에 사로잡혀 있다. 전북연고의 프로야구팀이 없어지는데 대한 대안책으로 해태타이거스의 연고를 전주를 포함한 호남권으로 옮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과연 허탈감에 빠져있는 지역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지는 의문이다.

 

쌍방울 레이더스의 몰락은 97년 10월 경영위기에 직면했던 모기업 쌍방울개발의 최종부도에 기인한다. 도민들은 쌍방울 레이더스 살리기 모금운동을 전개했고 쌍방울 제품 구입운동을 확산시켜 나갔다.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자존심을 걸고 향토기업인 쌍방울 살리기운동에 앞장서는 가운데 재경 연예인출신들까지 합세하면서 잠시 쌍방울 레이더스는 희망을 가지기도 했으나 경영난을 해소할 수는 없었고 결국 몰락이라는 비운을 맞게 된 것이다.

 

쌍방울 레이더스가 몰락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근거있고 타당한 여러 이유가 제시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로 전북경제력의 취약함을 들수 있지 않을까. 다시 말하면 쌍방울 레이더스의 비운은 전라북도 경제력의 비운이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북이 강력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향토기업들이 건재했다면 오늘과 같은 쌍방울의 비운은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새천년 야구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전북연고 프로야구단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다.

 

그것은 전북경제력을 강화하고 야구를 사랑하는 많은 건실한 향토기업이 육성돼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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