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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칼럼] 미디어를 흡수해버린 인터넷

드디어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이 세계 최대의 미디어 그룹을 흡수하였다. 새로운 세기를 열면서 상징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큰 사건인 셈이다. 미국 월街에서는 인터넷 빅뱅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이다.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모 기업인 타임워너는 1923년에 설립되어 현재의 직원수는 6만7천5백명이고 지난해 매출은 1백77억달러이다. 그러나 이것을 흡수한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1985년에 설립되어 직원은 1만2천명이고 매출도 50억달러 수준이니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새로운 시대가 시작하자마자 벌써 과거의 기존의 논리를 벗어나고 있다. 41세의 AOL 회장인 스티브케이스는 타임워너와의 이번 결합은 인터넷 혁명을 출범시키는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작은 것이 큰 것을, 새로운 것이 오래된 것을 지배하는 새로운 패턴이 새 천년의 서곡을 울려주고 있는 것이다.

 

어찌 안 그럴 수가 있으랴.

 

현재보다는 미래가치가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매출액이 1/3밖에 안되지만 AOL의 시장가치는 향후 1천6백억달러로 평가되고 있으며 타임워너의 향후 시장가치는 8백억달러로 평가되고 있으니 그런 결정이 내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AOL사는 코닥, 모토롤라, 게이트웨이, MSN, EA, 월마트 등 30여개 사와 전략적 제휴를 하고 있는 상태이다.

 

어찌 보면 과학기술력 자체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데 더욱이나 그들끼리 힘을 합치고 있으니 그 위력은 가공할 정도이다. 혜택을 볼 수만 있다면 어느 누구와도 손을 잡고 제휴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산업기술의 핵심은 과학기술의 힘인 것이다.

 

벌써 과학기술의 꽃 중의 하나인 인터넷이 산업을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빌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도 이미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네트워크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바꾸어 컴퀘스트, 홍콩텔레콤, 포르투칼 텔레콤, 웹TV네트워크, 로드러너 등에 투자하기 시작하였다. 그밖에도 AT&T사에 50억달러를 투자하였고 우리 나라의 두루넷과 한국통신 프리텔 등에 투자하여 네트워크 시장의 장악을 위한 발걸음을 시작하였다. 영국도 마찬가지이다. AOL과 타임워너가 합병을 한 바로 다음날 최대 통신 회사인 BT가 Esat텔레콤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제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정보를 원하면 가능한 꿈의 시대가 눈앞에 도래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떤가. 국경을 넘어 우리에게 접근해 오는 일은 이제 상식화 되었고 이 도도한 미국의 공격적인 힘 앞에서 우리의 기업들은 어떻게 버틸 것인가. 이렇게 거대한 세계의 기업들과 맞서야 하는데 우리의 준비는 어떤 상태인가.

 

디지털시대는 커녕 우리의 시장도 지키기가 어려울른지도 모른다. 가령 우리의 거대한 방송사가 우리의 최대 인터넷 업체에 의해 흡수된다는 것을 정책 입안자들과 회사 관계자들에게는 어느 만큼 느껴지고 가슴에 와 닿는 것일까. 우리 나라 기업에도 이제는 혁명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는데 이에 대처할 능력과 주도적으로 제휴와 합병을 할 수가 있는 것인가.

 

뉴 밀레니엄이 시작되면서 일어나는 미국의 첨단 인터넷 산업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과학 기술력의 중요성과 위력을 절감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이제 새로운 과학기술력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과학 기술력에 신속성과 과감성 그리고 복합적인 기술통합과 경영체제가 어느만큼 요구되어지는지를 정책 입안자들이 실감하기를 호소한다.

 

이제 정치 개념의 혁명이 아니라 정책 개념의 혁명이 요구되어지는 때인 것이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 가자고 우렁차게 외치는 구호가 허공만 맴돌아서는 결코 안되기 때문이다. 결국은 과학기술력에 의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과 국가가 뉴 밀레니엄 시대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김상욱(서울시립대 교수, 본사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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