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증권 거래가 시작된 것은 1956년 서울에 명동증권거래소가 개장되면서 부터이다. 당시 증권시세는 수신호로 했고 매매가격은 격탁매매(擊柝賣買)인 ‘딱딱이’소리로 알려 주었다. 그리고 그 당시 상장된 종목은 조흥은행, 경성전기 등 12개 종목이 고작이었으며 총주식 거래대금은 3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4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 주식시장은 엄청난 질적 양적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상장된 주식종목수만 증권거래소가 9백13개 종목이며 코스닥이 4백67개 종목에 이르고 있다. 거래방법도 증권사를 통한 거래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거래가 더 많고 거래금액 규모 역시 지난 한해 하루 평균 3조4천억원인점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증가율이다.
특히 92년부터는 외국인에게 증권투자가 허용됐으며 97년에는 외국인 투자한도를 50%로, 98년 5월부터 1백%로 우리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도 했다. 우리 자본시장의 완전 개방으로 외자유치가 한결 쉬워져 외환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주식시장이 외국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폐단마저 발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 주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눈치보기와 미국증시의 동조화(同調化) 현상일 것이다. 외국인이 팔면 폭락하고 외국인이 사면 폭등하는 널뛰기장이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증시의 등락에 따라 우리 시장이 천당과 지옥이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폐단이 주식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사회전반에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요즘 자주 등장하는 ‘주식 중독증’과 함께 또 다른 2가지 사회적 증후군이다. ‘주식 중독증’이란 주식매장시간인 오전 9시만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든지, 매시간마다 주가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고 주말이연 월요일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등의 증상을 말한다.
그리고 이와함께 주식으로 졸부가 돼도 일도 싫고 사람 만나기도 싫은 일종의 ‘부유 증후군’이 있는가 하면 원금이 반토막이 날 경우 극도의 상실감과 함께 자책감에 시달리는 ‘반토막 증후군’이 그 것이다. 과연 주식이 무엇이고 돈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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