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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건설현장] (3) 전라선 복선화 사업

익산에서 여수를 잇는 연장 1백99.1km의 전라선 철도는 호남선(대전∼목포)과 함께 전북지역 철도교통망의 핵심을 이룬다. 전라선 열차는 익산역에서 출발해 삼례역과 전주역을 거친 뒤 관촌, 임실, 오수, 남원, 곡성, 구례, 순천쪽으로 내달려 여수역에서 가빴던 호흡을 접는다.

 

전라선은 일제시대인 36년 12월부터 개통 운행됐다. ‘기관차의 굴뚝연기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기적소리는 천지를 진동시켰다’고 표현되던 시절이었다.

 

일제가 만든 사회간접시설이 그렇듯 전라선 철도 역시 식민지 착취와 침략의 수단으로 이용돼오다 해방이후부터 지방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동맥으로 뿌리내렸다. 호남지역 여객과 화물의 주요 운송수단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고 이 지역 경제활동과 산업발전에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국내 교통정책이 도로위주로 완전 개편된 80년대 이후부터 전라선을 모태로 한 운송능력과 지역개발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철로를 비롯한 기반시설 자체가 노후화돼 수송능력이 포화상태를 맞았고 단선으로 시설된 철로로서는 수송시간을 단축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

 

철도청이 88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하는 전라선 노반개량사업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위기의 전라선 철로를 최현대식으로 개량, 수송거리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사업이다. ‘노반개량’의 이름을 갖고 있지만 전라선의 굽이진 철로선형을 직선화로 바로잡는 동시에 현재 단선인 철로를 복선으로 건설하는 대역사이다. 이때문에 이 사업을 발주한 철도청과 공사관계자들은 기존의 철로를 단순 개선하는데 그치는 의미의 ‘노반개량’이라는 이름 대신 ‘전라선 노반 직선·복선화’가 이사업을 일겉는 정확한 의미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라선 복선화는 익산∼여수 전라선 구간 가운데 신리∼동순천을 잇는 1백22.6km 구간에서 진행되고 있다.

 

88년 시작돼 2003년 완공예정인 이사업에는 무려 1조8백81억7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추진되고 지난해 5월 사업착공 10여년만에 1단계 사업이 완료됐다.

 

선로용량 증가가 시급한 구간에 대해 우선 시행된 전라선 노반복선화 1단계 사업에는 신리∼임실간 18km 구간을 비롯, 금지∼압록, 구례구∼동순천 구간이 포함돼 있다. 총사업비 4천4백49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5월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서 전라선 선로용량은 1일 6회 증가하고 운송시간도 14분 단축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된 1단계 사업구간중 죽림온천∼관촌간 구간에는 국내 터널중 최장의 길이를 자랑하는 총연장 6천1백28m 길이의 슬치터널이 들어있다.

 

1단계 사업이 착공 10년 이상 소요된 것과는 달리 98년부터 시작한 2단계 사업은 오는 2003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여천공단과 광향항 개발에 따라 이지역 일대 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데다 새정부 출범후 예산배정이 집중 이뤄지고 있기 때문.

 

98년 착수된 2단계 사업에는 6천4백3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지난해만 1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21%의 공정률을 보였으며 올해 배정된 1천2백억원이 추가로 투입될 경우 전체 공정률은 40%를 넘어선다.

 

2단계 전라선 복선화사업 가운데 도내 통과구간은 임실역에서 금지역까지 47.2km. 4공구에서 7공구까지 4개 공구별로 시행되며 이 구간내 포함된 9개 정거장 가운데 임실 봉천 오수 서도 남원 주생역 등 6개 역이 새로운 곳으로 이전한다. 역사(驛舍)가 이전되면 이들 지역의 도시팽창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전라선 복선화사업의 특징은 교량과 터널 등 구조물 비중이 일반 도로공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 철도공사는 운행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철로의 곡선반경을 확대시켜 경사도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임야지는 대부분 터널을 뚫어 통과시킨다. 평지에서도 흙을 쌓아 기반을 다진 뒤 철로를 놓는 성토작업 보다는 교량으로 대체하는 공법이 많이 채택된다. 농지잠식을 최대한 줄이고 성토이후 초래될 지역간 단절을 극복하자는 취지다.

 

임실에서 오수까지를 잇는 제4공구에서도 이같은 시공상의 특성이 잘 드러나 있다. 임실읍에서 봉천역을 잇는 임실터널의 경우 총연장만 4천6백65m에 달하고 있다. 전라선 최대이면서 국내 최대연장을 자랑하는 슬치터널(6천1백28m)과 병풍터널(5천6백73m)에 이어 3번째로 긴 터널이다. 교량 중간부분에 역사(驛舍)가 들어서는 제4공구 봉천교량 역시 1천8백16m에 이르고 있다.

 

철도청남부건설사업소에 따르면 전라선 복선화공사가 진행되는 전체 구간 가운데 교량과 터널이 차지하는 구간은 무려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교량은 전체 구간내에서 1백58개소가 건설돼 전체연장이 19km에 이르고 있다. 터널 역시 39개소 총연장 35km 길이로 건설돼 교량과 터널 등 구조물공사의 비중이 일반 토목공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2003년 전라선 복선화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1일 편도 28회에 그치고 있는 전라선의 선로용량이 53회로 증가한다. 수송거리는 11.4km가 단축되고 운행속도도 지금보다 45분가량 빨라진다.

 

전라선 구간에 들어선 89개의 철도 건널목이 모두 입체화돼 철도사고가 방지되고 남원시 등 주요지역의 역사(驛舍)가 도심 밖으로 이전돼 지역발전에 탄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전라선 복선화는 이같은 가시적인 효과 이외에도 미래 지역발전을 앞당길 힘찬 청사진을 담고 있다. 사업완료 이후 별도의 선로시설이 없이도 고속철도가 운행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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