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이 가능한 종이옷?
한지의상의 실용화를 예고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패션디자이너 전양배씨(34·제오비복장학원 원장)의 한지의상 개인전. 종이옷이 주는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는 색다른 자리다.
전시장에는 30여벌의 ‘종이옷’이 선보이고 있다.
전씨가 심혈을 기울였다는 고건축의 조형적 이미지를 살린 아트웨어가 10여벌 전시됐고, 니트조끼와 투피스 원피스 재킷 등 평상복이 20여점 선보였다.
전씨가 그동안 의상디자인을 하면서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던 기와선이나 처마, 단청 등의 조형이미지가 이번 한지의상에도 반영돼 독특한 분위기의 선으로 살아났지만 이보다는 종이 옷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는 실용복이 더욱 눈길을 끈다.
전씨는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대부분의 작품을 한지원단으로 제작했다. 한지를 길고 가늘게 찢은후 이를 꼬아 한지실을 만들고, 이 한지실을 천직조하는 방식으로 원단처럼 짜 옷을 만들었다. 시간과 노력은 배이상 들었지만 한지의상의 한계로 지적됐던 신축성과 복원력 등의 인장력을 확보하고 구김을 방지할 수 있게 됐으며, 세탁도 가능하다고. 가볍고 경제적이며 천보다 고운 빛깔을 낼 수 있는 한지의상의 특성을 살린 것은 물론이다.
종이실인지 일반 섬유인지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니트류는 한지를 실과 함께 꼬아 옷에 힘을 부여하는 등 한지의상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씨는 일반 한지로 옷을 제작하는 만큼 유연성이 떨어지고 오염방지처리 등의 한계가 있지만 색상이 일반 옷보다 곱고 꼬임의 굵기를 자유롭게 해 다양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등 표현력이 일반 천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30여벌을 만드는데 6개월여를 투자했을 만큼 아직은 한지의상 제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하지만 한지의상이 제주도의 갈옷처럼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지의상 실용화를 위해 꾸준히 연구할 것 이라고.
전시회에서는 의상외에도 가방과 넥타이 손지갑 등 한지소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한지의상 전시회는 29일까지 계속되며, 전주전시회에 이어 서울전시회도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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