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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전주는 대안문화를 키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화두는 ‘대안’이다. 보수와 고상함이 가득찬 주류를 향해 문화적 다양성과 비주류가 내뱉는 도전장인 셈이다.

 

그래서 일까. 영화제는 ‘B급영화의 대부’로저코먼 감독(74)과 ‘모더니스트’홍상수 감독(39)을 한 지붕에 불러 모았다. 노장은 독립·저예산 영화를 꽃피운 주인공으로, 청년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찍기를 고수하는 마법사이자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연출자로 만났다.

 

로저 코먼 감독. ‘미드나잇 스페셜’첫째날을 장식했던 지난 30일 자정, 전북대문화관을 빼곡히 메운 2천여 관객들은 주빈인 로저 코먼 감독을 기립박수로 맞았다. 독립영화의 맹주이자 저예산 흥행영화의 선구자에게 보낸 경배였다.

 

그의 영화는 메이저영화들이 갖지 못한 에너지와 상상력이 넘쳐난다. 기성가치를 중시하고 고상한척 하는 주류영화에 대한 조소 역시 빼놓지 않는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가 설립한 뉴월드영화사는 독립영화작가들의 대안학교 역할을 했다. 뉴월드를 통해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마틴 스콜세지·프랜시스 코폴라·제임스 카메론·조 단테 감독 등이 배출됐고, 이들은 미국주류영화의 새로운 물결로 자리잡았다.

 

‘오!수정’으로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을 알린 홍 상수 감독은 어떤가.

 

그는 국내에서 흔치 않은 모더니스트이자 작가주의 감독으로 불린다. ‘오!수정’을 비롯해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강원도의 힘’등에서 현대인의 일상을 지독할 정도로 섬세하고 냉정하게 그려냈고, 아시아의 주목할만한 작가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홍 감독은 영화를 통해 “개인들의 일상표면을 아주 정밀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언제나 그자리에 서있다. 빛바랜 티셔츠에 부시시한 얼굴, 깊게 살아있는 눈빛으로 말이다.

 

홍감독의 전주행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의 일부장면을 찍기 위해 전주를 찾았다.

 

그는 앞으로 “이구동성으로 관습·자본·제도적 제약을 뛰어넘어 관객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같은 집착은 코먼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영화에 대한 관점과 주제는 뚜렷하게 궤적을 달리했지만, 넘쳐나는 상상력과 작가주의를 씨줄과 날줄삼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들은 무슨 이유로 고집스럽게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고 우매한 다수보다는 능동적인 소수에게 환영받는가.

 

이들의 독특한 관찰력이 넘쳐나는 동안 전주국제영화제는 무한한 상상력을 빚는다.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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