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흐림 (일본/1999/야마시타 노부히로/84분)
경쟁부문인 아시아인디포럼에 출품된 작품 가운데 가장 나이어린 감독이 만든 영화.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는 올해로 스물 다섯.
인생의 목적도 즐거움도 없는 한 청년. 그의 유일한 즐거움이라는 파친코. 그에게 어느날 불법비디오 복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한 남자와 그의 애인을 만나게 되고 그는 전혀 새로운 것들을 만나게 된다. 퇴폐적이고 무질서 속에서도 결코 밉지않은 이들을 이야기.
◇ 월식(중국/1999/왕 취엔안/100분)
불길함.
자신과 똑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의 궁금증과 그 불길함.
어느날 여행길에서 알게 된 한 남자로부터 이런 불길함은 시작된다. 이 남자로부터 자신과 같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이들의 만남은 계속된다. 월식은 ‘베로니카의 이중생활’과 ‘물 속의 칼’에 대한 이중 리믹스 형식을 띠고 있다.
◇ 파이 (미국/1998/대런 아르놉스키/85분)
6만달러라는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진 흑백영화로 98년 선댄스영화제에서 감독상 수상작.
수학천재인 주인공. 그는 자신이 만든 컴퓨터 유클리드가 원주율 계산의 비밀을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점점 해법에 다가가면서 독점을 꿈꾸는 기업과 종교집단이 그를 쫓는다. 형이상학적, 마약에 가까운 몽환적 이미지와 수학적 철학. 이 영화에서는 SF와 스릴러, 이따금 B급영화의 분위기가 혼재돼 있다.
◇ 잔느 딜망(프랑스·벨기에/1975/샹탈 애커만/200분)
전위적 페미니스트서의 샹탈 애커만의 출현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작품.
소중한 가정과 집. 주인공 잔느 딜망은 그 곳에서 틈틈히 매매춘을 한다. 납득하기 어려운 이런 설정은 결혼이라는 제도적 틀을 성의 억압과 경제적인 착취를 은폐하는 곳이라는 감독의 생각이 묻어있다.
이 영화는 잔느 딜망(애커만의 어머니 이름)의 사흘간의 일상속에서 가정의 질서가 무너져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