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屈指)
굽힐 굴(屈), 손가락 지(指)
손가락을 꼽거나 꼽을만함, 여럿 중에서 몇째 감
‘굴지(屈指)의 기업(企業)’이라고 하였다. ‘굴지(屈指)의 인물’이라는 말도 가끔씩 듣는다. 우리가 무엇을 셈할 때 손가락을 꼽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여기에서 굴지(屈指)가 ‘여럿 가운데서 두드러져서 손꼽을 만한’이라는 의미가 된 것이다.
‘굽을 굴(屈)’은 굽히어 복종한다는 굴복(屈服), 이리 저리 굽어 꺾인다는 굴곡(屈曲), 휘어서 꺾인다는 굴절(屈折), 제 뜻을 굽혀 복종한다는 굴종(屈從), 줏대가 없고 떳떳하지 못하다는 비굴(卑屈) 등에 쓰인다. 비슷한 글자에 신고할 계(屆), 꼬리 미(尾), 오줌 뇨(尿), 주검 시(屍), 집 옥(屋), 펼 전(展), 병풍 병(屛)이 있다.
‘손 수( =手)’에 ‘뜻 지(旨)’가 더해져서 ‘손가락’ 또는 ‘표시하고 지적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지(指)는, 손가락 끝마디의 안쪽에 이루어진 살갗의 무늬인 지문(指紋), 가리켜 보인다는 지시(指示), 남쪽을 가리키는 쇠라는 의미로 자석(磁石)의 또다른 이름인 지남철(指南鐵), 여러 사람 가운데 누구의 이름을 꼭 지정하여 가리키는 일인 지명(指名) 등에 쓰인다.
‘가리킬 지(指)’, ‘사슴 록(鹿)’, ‘∼할 위(爲)’, ‘말 마(馬)’를 쓴「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한다는 의미인데 일반적으로 누구나가 모두 인정하는 사실을 옳지 않다고 고집을 부려 남을 궁지로 몰아 넣는 것을 일컫는다. 원래는 ‘왕’에게 사슴(鹿)을 바치며 말(馬)이라고 강변(强辯)했다는 고사(故事)에서 윗사람을 농락(籠絡)하여 권세(權勢)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짓을 이르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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