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前提)
먼저 전(前), 제시할 제(提)
무슨 일이 이루어지기 위한 선행 조건
무엇 무엇을 전제로 어떠 어떠한 것을 하겠다거나 전제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앞 전(前)’에 ‘제시할 제(提)’를 쓴 전제(前提)는, 논리학에서는 결론의 기초가 되는 명제를 가리키지만 일반적으로는 무엇을 말하거나 이루려고 어떠한 사물을 먼저 내세우는 일을 가리킨다. 동음이의어에 남의 의사(意思)는 존중하지 않고 제 생각대로만 일을 처리하거나 위정자(爲政者)가 자기의 생각대로만 정치를 행하는 일을 일컫는 전제(專制)도 있다. 이 때는 ‘오로지 전(專)’에 ‘누를 제(制)’를 쓴다.
‘전(前)’은 시간과 장소에서 ‘후(後)’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전(以前)에 형벌을 받은 일인 전과(前科), 이전에 저지른 허물인 전과(前過), 앞길이 멀다는 의미로 나이가 아직 젊어서 희망을 걸만한 장래가 있다는 말인 전정만리(前程萬里), 미증유(未曾有)와 같은 의미로 매우 놀라운 일이나 새로운 일을 두고 이르는,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음을 일컫는 전대미문(前代未聞), 앞날이 잘 되어 갈 희망이 있음을 일컫는 전도유망(前途有望) 등에 쓰인다.
“전식자 도지화이우지시야(前識者道之華而愚之始也)”라는 말이 있다. 미리 안다는 것은 도(道)의 헛된 꽃이며 어리석음의 시초(始初)라는 말이다. 사물에 대해서 미리 알아낸다는 것은 우선은 지혜(智慧)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르나 깊이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인간은 이것으로 인하여 괴로움을 받는 일이 많다는 말이다. 앎이 오히려 불행(不幸)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인 것이다. 노자(老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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