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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群山‘우리땅 지킴이’

신문에 시사만평을 그리는 한 화가가 미군을 ‘점령군’으로 표현했다가 당국에 불려가 혼쭐이 난 일이 있었다. 미군이 저지르는 범죄행위에 대해서조차 우리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불평등을 꼬집은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이다. 서슬 퍼렇던 5·6공 시절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문민정부이후 한미(韓美)관계에 있어서 미군의 역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일이 많아졌고 미군 주둔지역을 중심으로 반미(反美)감정이 싹트는 현상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주한 미군에 대해 친선·우의·국토방위와 같은 선린의 감정보다 횡포·갈등·범죄와 같은 부정적 측면의 인식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미군이 범죄를 저질러도 주둔군지위협정(SOFA)때문에 우리의 사법권이 제대로 행사되지 못하고 있고 주둔지역 일대의 환경파괴등 주민생활에 피해를 주는데도 적절한 대책이 수립되지 못하는데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 경기도 화성의 미공군 폭격훈련장 피해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오폭(誤爆)과 불발탄 폭발로 인한 인명피해는 물론 50년동안 소음과 진동으로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매향리 주민들의 생존권 투쟁이 국민들의 공감을 살만하다. 그러나 그런 피해지역이 비단 매향리뿐만도 아니다. 우리 도내의 군산 미공군기지도 매향리 못지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군산의 ‘우리땅 지킴이’모임이 그동안 기지내에서의 오·폐수 무단방출, 군용기의 이·착륙에 따른 소음공해, 교통사고후 뺑소니등 미군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 강력한 항의시위를 벌여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미군측으로부터 어떤 해명이나 개선책등을 통보받은 일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주둔군지위협정의 장벽이 그만큼 높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약한듯 하지만 강한 시민사회의 이런 결집된 힘을 미군측이 얕잡아 봐선 안된다. 한 방울의 낙수(落水)가 모여 바위를 뚫을 수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이제 군산 미공군기지 문제도 좀 더 확대하여 공론화 할 시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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