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出世)라는 글자 풀이가 흥미롭다.출 (出)자는 산(山)이 겹쳐진 것으로 보기 쉬운데, 사실은 반지하 움집과 발자국(止)의 변이 형태인 철(凸)을 합친 것이다.
발자국이 집 밖을 향하고 있으니 ‘밖으로 나가다’는 의미다. 그리고 세(世)자는 십(十)을 세 개 합친 것이다. 그래서 30년을 일세(一世)라 했다. 따라서 세대차이는 30년을 단위로 하는데, 요즘에는 쌍둥이도 세대 차이가 있다는 말이 들린다.
하여간 출세는 입신출세(立身出世)의 준말이고, 입신양명(立身揚名)의 뜻으로 널리 쓰인다. 쉽게 말하면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린다는 것이다. 총리라면 출세했다고 말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데 총리가 부동산 명의신탁 문제로 자리를 내놓았다. 자신의 이름 대신에 남의 이름을 사용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름을 드러내기에 바쁜데 이름을 숨기려한 것은 뭔가 찜찜한 것이다.
무슨 부동산이기에, 어떻게 해서 획득한 것이기에 그랬는지 궁금하다. 범법이라면 응당 처벌돼야 한다. 하지만 출세하신 분의 입장을 생각해 속죄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자신이 지은 죄를 다른 것으로 대신하는 것이 속죄다.
옛날 순(舜)임금 때에는 속죄는 죄를 지어 형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황금을 내놓으면 방면해 주는 제도였다. 특히 높은 신분의 귀족들은 직접 형벌을 받지 않는 관례가 있었다. 이 관례를 보장해 주는 것이 바로 속죄의 제도였다. 그리고 원래 속죄를 하려면 반드시 황금을 바쳐야 했던 것이다.
기독교가 중국에 전파되면서 인류를 위한 예수의 희생을 속죄라 번역하게 되었다. 인류는 그 조상인 아담과 이브가 지은 죄를 유산으로 받아 벌을 받아야할 운명에 처해 있는데 예수가 인류를 위하여 하느님에게 스스로의 목숨을 저당잡혔다는 것이다. 이 예수의 속죄는 기독교 정신의 근간이다.
목숨으로 저당잡히는 진정한 속죄의 정치인이 왜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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