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오목대의 차나무 군락지는 세계에서 최북단에 위치한 자연군락지로 그 학술적 가치가 대단히 크다. 맨 처음 이 군락지를 발견한 박시도씨와 전북일보 취재진과 함께 오목대를 답사했을때 1백여그루가 족히 넘어 보이는 이 차나무 군락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익산 웅포에도 차나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쪽은 해안과 가까운 지역이어서 오목대가 내륙의 북방한계선이 될 수 있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오목대의 차나무 군락지는 남측사면 가파른 벼락에 100여 그루가 운집해있는데 그 자체가 장관을 이루고 있거니와 자연스럽게 서식하고 있어 혹시 한국에도 차나무가 자생적으로 서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를 추정해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같은 군락지는 오목대 주변에 인위적으로 식재된 차나무의 모종에서 종자가 자연발아해서 형성된 2차 자연군락지일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이곳에 자라고 있는 차나무는 수령이 최소 200년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보다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전주가 다도의 도시임을 입증해 주는 좋은 증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목대의 차나무 군락지는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학문적으로는 차나무의 세계 최북단 경계선이 바뀌게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주시로서도 교동의 한옥과 전통차를 연결시킬 수 있어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휼륭한 관광문화자원을 얻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호해야 할 귀중한 군락지가 도심 한가운데에 있다는 점이다. 무너지기 쉬운 벼랑에 자리잡고 있어 지속이 가능하게 보존하기위해서는 세심한 보호와 관심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곳 군락지를 영구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이곳 차나무의 군락지 주변의 상수리나무와 마삭줄로 이루어진 오목대의 자연식생군락을 수종갱신이라는 명목으로 더 이상 파괴해서는 안되며, 둘째로 쓰레기와 콘크리트 담벼락으로 싸여 있는 열악한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이곳 차나무 군락지는 세계적으로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 추위와 같은 혹독한 환경에 견딜 수 있는 우수한 유전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품종개량과 유전육종을 하는데도 매우 귀중한 자원이다. 이곳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주어진 셈인데 천연기념물로서의 지정이 가능한지 학계의 적극적인 조사 작업도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김무열(전북대 생물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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