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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아들키우기 - 빨간 넥타이에서 받은 단상’

나는 지극히 권위적인 남성들조차 빨갛고 노란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인간 본래적인 양성성(남성과 여성성)에 대한 그리움을 표정으로 달고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최근에 읽은 ‘아들, 강하고 부드럽게 키우는 방법’에서 소개된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잔인한 사회적 힘의 강제력을 극명하게 드러내 주고 있었다. 프로크루테스라는 아주 포악한 자가 있었는데, 그는 여행자를 잡아 강철로 만든 침대에 묶은 후 여행자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작으면 길이를 맞추기 위해 사지를 잡아당겼고, 침대보다 크면 몸의 일부를 잘라버렸다고 한다.

 

장면을 옮겨 초고속 광케이블이 깔린 전자시대의 오늘로 돌아와 보아도 아직도 남자들은 이 이야기에서처럼 사회의 요구에 맞춰 길이를 잡아 늘리거나 또는 크기를 억지로 줄여가면서 수많은 그 ‘프로크루테스의 침대’에 그들의 성역할이나 삶의 형태가 재단 당해오고 있는 것이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고부가 가치의 지식기반 산업체들은 인간의 욕구와 필요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을 생산으로 이을수 있는 섬세한 전문가들을 찾고 있다. 생각컨데 따뜻함, 친절, 배려, 슬픔, 상실감 등의 감수성이 중요해진 것이다. 과거엔 이런 성향은 인간이 본래적으로 가진 양성성이 아니라 여성적이라고 하던 것이 아닌가?

 

그런데, 아직도 강철침대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남자에게 선천적이지 않고 자라면서 사회에서 만들어진 후천적 성향의 무뚝뚝, 거칠음, 용맹 등이 남성다움으로 잘못 자리잡고 있다. 환자앞에서 벌어진 의대생의 폭력은 그 실례가 된다.

 

21세기의 새로운 양성적 삶의 형태의 문화창조는 우리가 뒤로 미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남녀 모두에게 양성성이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 아들로 키울 것인가는 사회와 어머니들의 선택에 있지, 한 남아의 생물학적 내부에 크게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것을 ‘프로크루테스의 강철침대로 재단된 아들로, 또는 양성적 아들로’라고 아들키우기의 선택을 대별해본다.

 

우리의 아들들을 열심히 공부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열심히 일하고, 즐길줄 알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과 감수성을 가진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한 인간으로 키우자.

 

/이영숙(한일장신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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