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아름다움이 이 아이들에게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들 도시로 이사를 가니까 촌은 쓸쓸하다 그러면 촌은 운다 촌아 울지마’(박초이의 ‘쓸쓸한 촌’)
김용택시인은 시인이기 전에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아이들은 그의 삶의 가장 소중한 부분에 있다. 그가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는지는 그의 수많은 시 곳곳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아이들의 예쁜 동시를 모은 ‘학교야 공차자’를 펴내 시골아이들의 건강하고 순수한 세계를 그대로 전해주기도 했던 그가 새산문집 ‘촌아 울지마’(열림원)를 펴냈다. 이 산문집 역시 임실의 섬진강변에 있는 마암분교 아이들과의 아기자기한 생활과 그들에 거는 희망, 그리고 교사의 눈에 비친 아이들을 그린 풍경화다.
‘김용택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선생님 지난번에 제가 선생님에서 한 밤 잤지요 선생님이 창우랑 나랑 발을 시켜주셨잔아요. 선생님 참 좋은 분이세요. 선생님 안녕히 게세요’맞춤법이 엉망인 1학년 다희의 편지로 시작되는 이 산문집은 농촌 아이들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안게되는 세상의 어려움이며 그들로부터 배우는 이치와 사랑, 늘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얻는 한 시인의 맑은 세상이 담겨 있다.
다희와 창우, 고작 두명이 전부인 1학년부터 세명의 6학년까지 스무명이 채안되는 이곳 아이들과의 생활을 큰 행복으로 여기는 시인은 ‘이 아이들이 누구이길래, 이 아이들의 인생에 내가 무엇이길래, 이 아이들이 어디에 있다가 나를 찾아와 이렇게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가’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리고 시인이 깨달은 것은?
“온몽이 다 서늘해지는 끝없이 까만 아이들의 눈동자들을 바라보며 이 세상이 아름답다고 노래하며 나는 살았다”
글 사이사이에서 빛나는 사진들. 사진작가 이강빈씨가 오랜시간에 걸쳐 담았을 80여컷 사진은 시인과 아이들의 아름다운 생활을 더욱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전하는 다리다.
“이 아이들의 생활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과 진정한 삶의 가치를 전하고 싶었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글과는 관계없는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찾아오는 바람에 마음 부담이 크다. 그래서 이제는 글을 쓰는 일조차 조심스럽게 되었다” 이 소중한 생활을 혼자 갖기가 아까웠다는 시인에게 안겨진 큰 걱정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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