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 맞은 표현문학회 2000년 상반기호 발간
-21세기 한국문학의 비전과 전략 특집 기획
1970년대 후반, 문학적 토양을 닦아내는데 게으름이 없는 전북지역의 문인들이 모였다. 76년 늦가을이었다. ‘전라문학회’. 참여하겠다고 나선 문학인만도 60여명. 문학회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당시만해도 문공부 등록이 요건이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정기 간행물을 이어내지 못하고 무크지 형식으로 첫 결실을 얻어냈다. 문학회를 만든지 3년만의 결실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표현(表現)’ 창간호(1979년 12월)다. 백양촌 정렬 이병훈 박항식 조두현 최종규 채규판 이운용 강상기 최일운 유강희 이일순 조병희 진동규 이영옥 김남곤 박만기 주봉구 김교선 천이두 이보영 정양 이동엽 유기수 전영래 정진형 정덕룡 박성옥 홍석영 윤흥길 신현근 씨 등 지금은 작고했거나 전북문학을 주도하고 있는 문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표현문학회로 이름까지 바꾼 뒤 나온 2호에는 참여문인들이 더욱 늘어났고 염무웅 김치수 조연현 문덕수 오학영씨 등 이지역 출신이 아닌 한국문학평론가들도 작품을 담아 표현을 빛냈다.
그리고 20년. 2000년 상반기 몫으로 나온 표현 36호는 성년의 의미로 더욱 돋보인다. 등단의 문을 열어놓은 신인작품상으로 데뷔한 문학인만도 수십명에 이르고 86년부터 시작된 표현문학상은 지역 문학인들에게 용기와 창작의욕을 불어넣었다.
전북문학 지형을 가장 폭넓게 아우르고 있는 면모를 갖춘 동인회로 발전한 표현문학회는 20년 연륜만큼 그 문학적 지향이 넓고 깊다. 시와 소설 수필 문학평론 부문의 전문지로 자리잡은 것이나 매호마다 문학적 과제를 진단해온 특별기획은 그 자체만으로도 굵은 문학적 성과로 집약되어 있다.
이번호 역시 특집이 눈에 띈다. 주제는 ‘21세기 한국문학의 비전과 전략’. 새천년을 맞은 문학인상은 어떤것이어야하는가(홍석영) 생태위기가 심각한 환경에서 문학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운룡)을 조명하는가하면 사이버 시대의 사이버문학 전략과 비전(신웅순), 표현매체의 다원주의 시대와 문학의 운명(윤여탁), 소설의 구조에 대한 비교문학적 접근(호병탁)을 각론으로 새로운 세기의 문학을 조명했다. 특집으로 함께 엮은 해외동포문학(캐나다 문학편)과 주목받은 8인의 정예시인, 그리고 회원들의 근작들이 표현문학회의 20년 연륜에 기대어 한층 의미 있게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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