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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전기이야기] 하늘로 솟는 번개

장마가 시작되면서 번개불이나 천둥소리를 듣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럴때면 왠지 불안해지고 위대한 자연 앞에 겸손해지곤 한다. 옛날에는 죄를 지으면 벼락을 맞는다는 속설이 있어 항상 남에게 베풀고 살도록 가르치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 생활에도 이런 것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번개는 전기적인 현상의 일종으로 사실 사람이 벼락을 맞을 확률은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이다.

 

단지 굉음과 함께 번쩍하며 하늘을 가르는 듯한 날카로운 빛이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끼게 할 뿐이다. 번개는 물방울을 포함하고 있는 구름에 존재하는 음이온과 양이온의 대전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여름에는 기체의 대류현상에 의해 수증기가 하늘로 상승하면서 구름이 형성되는데 날씨가 흐린 날은 구름의 아래쪽에 음이온이 특히 많이 분포하게 된다.

 

구름에 음이온이 분포하면 반대로 대지는 양의 전하로 대전하게 되어 거대한 전기의 흐름이 구름과 대지사이에 일어나게 된다. 번개가 칠 때의 전압은 1∼10억 볼트로 인간이 절대로 만들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에너지량이다.

 

그런데 전하는 뽀족한 곳에 모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넓다란 평지에서 끝이 쇠붙이로 만들어진 뾰족한 우산을 받고 있다거나 키 높은 나무 밑에 서 있게 되면 당연히 벼락을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서 높고 뽀족한 피뢰침을 세워 벼락을 일부러 땅속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동차나 비행기는 어떻게 벼락을 피할 수 있을까? 자동차는 전기가 잘 통하는 쇠붙이로 만들어졌으며 도로를 홀로 달리는 경우도 많다.

 

또 비행기도 구름 가까이 비행할 경우가 많을 뿐더러 사람이 많이 타고 있기 때문에 벼락을 맞는다면 끔찍한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동차나 비행기는 벼락을 맞아도 아무런 피해가 없다.

 

왜 그럴까? 어떠한 도체에 외부에서 전계(電界)를 가하면 도체 표면으로 전하들이 유도된다. 이러한 현상을 정전유도(靜電誘導)라 한다.

 

그러므로 도체내부에는 전하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도체내부에 어떤 물건이 있더라도 전하가 없으므로 물건은 도체로 인해 전기적으로 차단되는데 이른바 정전차폐(靜電遮蔽)현상이 일어난다. 그래서 엄청난 크기의 전계라 할 수 있는 번개가 도체인 자동차나 비행기에 떨어져도 내부에 있는 사람이나 물건 모두 전기에 의한 어떠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비행기의 경우 전자장비의 피해가 약간은 있을 수 있지만 도체로 둘어싸여 있는 사람은 아무런 피해가 없다. 일반적인 자연현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정전차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벼락을 피할 방법을 찾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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