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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전기이야기] 빛을 내는 방법

어린 시절 이맘때면 시원한 매미 울음소리와 더불어 여름밤 반짝거리는 불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반딧불이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주위의 삼라만상이 놀잇감이던 그 때는 친한 아이들끼리 몰려다니며 반딧불이 몇 마리를 잡아 호롱불을 만드는 장난을 자주 했다. 요즘은 반딧불이가 오염된 도시에는 살 수 없어 공해에 찌들지 않은 맑은 자연을 대표하는 곤충 정도로 인식된다.

 

그렇지만 아주 옛날에는 호롱불을 대신하는 일종의 전구 역할을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시골에서는 아직도 형광등이나 백열등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전깃불"로 표현하곤 한다. 물론 전구가 빛을 내기 위해서는 전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렇게 불려지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쪽 전기가 있어야만 빛을 만들 수 있을까?

 

전기와 빛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기 없이도 빛을 내는 물질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전기를 운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전자(電子)는 원자(原子)의 구성요소로써 핵의 주위를 돌고 있다.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들처럼 전자들은 일정한 에너지를 갖는 핵의 궤도 주위를 돌고 있는데 이 전자가 에너지를 얻게 되면 높은 에너지 궤도로 상승하게 된다.

 

그렇지만 높은 에너지로 상승한 전자는 항상 안정된 자기 궤도로 돌아오려는 성질이 강하다. 높은 궤도에서 낮은 궤도로 이동할 때는 얻었던 에너지를 빛이나 열 또는 여러 가지 형태로 다시 방출하게 된다. 전자를 높은 궤도로 올리기 위한 에너지원은 열이 될 수도 있고, 주파수가 높은 빛이 될 수도 있다.

 

또는 LED처럼 전계(電界)가 될 수도 있다. 이때 각 물질마다 빛을 내는 주파수가 달라 발하는 빛의 색깔도 달라진다. 물론 전기가 아니더라도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에너지로도 전자들의 궤도를 바꿀 수 있고 이때 방출된 에너지가 빛이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딧불이가 아니더라도 어두운 밤 낚시터에서 찌가 보이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는 케미라이트(chemilight)는 화학물질이 서서히 반응하면서 에너지를 공급하여 주는 발광체이다.

 

야광이라 불리는 인광(燐光) 역시 형광처럼 에너지를 얻은 전자가 곧바로 빛을 발하지 않고 오랜 시간동안 높은 에너지 상태로 있다가 빛을 방출하는 현상이다. 한 예로 '인' 같은 원소는 가시광선에 의해 원자의 전자가 에너지를 얻은 후 빛이 없어도 전자가 자기 궤도로 서서히 되돌아오면서 빛을 방출한다.

 

빛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이지만 빛을 만들어 가는 인간 역시 만물의 영장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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