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은 우리 인간과 가장 오랜 인연을 갖고 있는 가축중의 하나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신라시조 설화(說話)와 관련되어 등장한다.
김알지(金閼智) 탄생 설화에 의하면 신라왕이 어느날 밤에 금성(金城) 서쪽 시림(始林) 숲속에서 닭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호공(瓠公)을 보내어 알아 보니 금 빛 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흰 닭이 울고 있었다. 그래서 그 궤를 가져와 열어 보니 사내아이가 그 속에 있었는데 이 아이가 경주 김씨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설화를 통해서 닭이 우리 인간과 얼마나 친밀한 관계에 있었는가를 알 수 있다. 중국 명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을 보면 닭은 종류가 많아서 산지에 따라 크기와 형태, 색깔에 차이가 있는데 조선의 장미계는 꼬리가 3∼4척에 이르며 여러 닭중에서 가장 맛이 좋고 기름지다고 기록돼 있다.
현재 우리는 이러한 닭을 알 수 없으나 고구려 무용총(舞踊塚) 천장벽화의 주작도(朱雀圖)에는 긴 꼬리 닭이 그려져 있어 옛날에는 긴 꼬리닭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는 옛부터 설날 아침 벽에 닭과 호랑이 그림을 붙이기도 했는데 이는 액을 막는 수호초복(守護招福)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닭은 새벽을 알리는 동물로서 울음 소리가 귀신을 쫓는다 하여 닭이 제 때에 울지 않으면 불길한 징조로 여기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캐나다에서는 미국과 국경을 지키는 새로운 국경수비대를 창설했는데 수비대원은 사람이 아니라 닭 6백마리로 구성돼 있어 세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외신이다. 이 국경 수비대는 로키산맥 동쪽 서스캐처원주에서 대서양에 이르는 약 2백㎞의 국경지대에 배치돼 있다. 닭의 임무는 바이러스의 캐나다의 침입을 조기에 파악해 방역당국에 알려 주는 것.
캐나다 보건당국은 매주 ‘보초 닭’의 혈액을 채취해서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었는지를 알아낼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도 현재 북한과 중국으로부터 각종 질병의 위협을 받고 있는 터여서 휴전선과 서해안 일대에 ‘닭 국경수비대’를 설치하는 것이 어떨지, 웃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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