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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선 맑은 색채 박남재전

- 우리나라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이 있는 화폭

 

그곳에 여름은 없다. 작은 공간, 도심속에 자리잡은 경원 아트홀은 사계절의 풍경이 시원하게 관객들을 맞는다.

 

원로화가 박남재씨(72)가 모처럼 갖고 있는 전주전시회의 작품들은 구상계열의 맥을 오롯이 이어온 한 작가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지난 19일부터 8월 4일까지 경원아트홀에서 열고 있는 전주전에 전시된 작품은 17점. 서울에 작업실을 마련한 이후 뜸했던 발표활동의 연상에서 보자면 좀더 밀도있는 작품세계를 들여다보기에 양적으로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내면의 언어가 더욱 깊어진 노화가의 예술을 만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나는 아직도 예술이 무엇인지 모른다. 다만 자연이 좋아 찾아다니고, 가슴가득 차오르는 감동을 화폭속에 담아낼 뿐이다. 내가 배운 자연의 진실함과 성실성을 배우는 단계, 화폭을 채워나가는 과정은 바로 그 성실성을 실현해나가는 과정이다.”

 

그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본격적인 전시회와 그에 앞서 갖는 전주전이 지난 6년동안 매달려온 화폭들과 결별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굵어진 선과 단순화된 이미지, 그안에 배인 맑은 색채는 그의 작품세계가 새로운 변화기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바탕. 전주 근교의 풍경들이 대부분이지만 부지런하게 전국각지를 찾아다니는 그의 스케치여행의 흔적들은 적지 않은 화폭속에 담겨져있다.

 

“이제서야 머리보다 가슴으로 그리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화가는 자연을 통해 무엇을 만나고자 하는가.

 

이번 많지 않은 작품들속에서도 화가의 화두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것은 단순히 자연풍경의 외형적 아름다움을 드러내는데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안의 소리, 자연의 힘차거나 부드럽거나 생동하거나 정지되어 있는 그 변화무쌍함을 통해 화가는 자연의 진리와 인간의 삶의 본래 모습을 말하려하는 것이다.

 

“내 오랜 동안의 작업이 헛되지 않게 반드시 구상화의 세계를 제대로 펼쳐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그는 근래들어 표현에의 새로운 욕구가 분출하고 있는것 처럼 보인다. 머지않아 원로화가의 내면의 세계는 더욱 긴밀해진 자연과의 교감으로 우리에게 전달될 터.

 

이번 작품들은 그 새로운 세계로 이르는 통로인 셈이다.

 

지속되는 무더위와 지리한 장마의 중간에서 만나는 원로화가의 열정적인 화폭은 새로운 감흥. 사계절 우리나라 산과 바다와 도시근교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웠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것도 적지 않은 기쁨이다.

 

원광대에서 정년퇴직한 이후 서울에 작업실을 마련, 창작에 전념해온 그는 근래들어 다시 전주 작업실을 재개(?)할 뜻을 세워두고 있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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