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어린 LP(Long Play)판이 자취를 감추게 된 동기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CD (Compact Disk)가 출현하면서 부터였다.
CD는 그 동안은 접하지 못했던 뛰어난 음질의 음악을 들려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간직해도 재생시 전혀 손상이 생기지 않아 음악 애호가들로 부터 폭 넓게 애용되고 있다.
또한 데이타 저장용 CD의 경우, 가격은 저렴한 반면 저장용량이 커서 플로피 디스켓을 대신하여 많이 사용되고 있다.
CD는 직경 12cm의 아크릴 수지반(樹脂盤)에 미세한 홈을 내고 알루미늄 증기(蒸氣)를 뿜어 보호막을 씌운 것으로 빛에 비추면 금속성의 아름다운 빛을 낸다. 그렇다면 빛나는 이 원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육안으로는 그저 약간 은빛을 띄는 플라스틱 판처럼 보이지만 CD에는 레코드 판의 홈처럼 미세하게 움푹 파인 곳(피트)들이 늘어서 있다. 피트라는 이 홈들이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1과 0의 집합체인 것이다.
피트의 너비는 0.0006mm, 피트 트랙의 간격은 0.0016mm로 매우 좁고 미세하다. 결론적으로 CD의 판 위 1mm 사이에 625개의 트랙이 들어가는 셈이다.
한편 1초 동안 소리를 내기 위해 필요한 비트수는 이론적으로 약 71만 비트이다. 그러므로 1시간을 연주할 수 있는 CD의 경우, 약 25억 비트에 해당하는 피트가 CD 한장에 늘어서 있는 셈이 된다.
컴퓨터는 이러한 피트들을 읽어내어 계산도 하고 음악도 들려준다. 컴퓨터에 사용되는 신호는 디지탈 신호로써 0과 1 즉, 이진수(二眞數)인데, 컴퓨터는 이 두 숫자를 이용하여 빠른 계산능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글이나 그림, 동영상 등을 매우 선명하게 나타낼 수 있다.
피트들을 읽는데는 레이져 광선이 이용된다.
피트의 너비는 매우 가늘기 때문에 이것을 읽기 위해 가는 빛을 만들 수 있는 레이져광이 사용된다. 레이져광을 CD 밑면에서 피트를 향해 비추면 굴곡에 따라 반사광이 다르므로 전압의 변화가 생기며 이 전압의 변화를 전자회로를 통해 읽어낼 수 있다.
이렇게 정보를 읽어내는데 빛을 사용하기 때문에 바늘이 직접 홈을 긁어서 소리를 내는 레코드 판처럼 흠이 생기지 않고 재생능력 또한 뛰어나다.
또한 디지털 녹음이므로 재생되는 음의 폭이 넓고 잡음이 없으며 원하는 곡을 쉽게 선택하여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주로 사용되었던 LP에 비하면 CD는 음질·기능면에서 매우 뛰어나다 할 수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mp3와 같은 디지탈 압축기술의 발달, CD 용량의 증가 등 CD 한장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타 량이 날이 갈수록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CD는 앞으로도 우리 생활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필수품이 될 것이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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