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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첫 단추

시인 괴테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를 끼울 구멍이 없다" 라고 하였다. 마지막 단추를 끼우기 위해서도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지만 그것이 말같이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말에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곧 시작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출발은 올바른 결과에 도달하고 그릇된 출발은 그릇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첫 단추를 잘 끼우려면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저마다 심는 대로 거두기 마련이다.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두고, 적게 심으면 적게 거둘 수밖에 없다. 아무 것도 심지 않으면 거둘 것이 없을 것이다. 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는 법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희한한 논리로 생각하고 행동하려 드는 사람들이 있다. 적게 심고도 많이 거두려는 어리석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팥을 심고도 콩을 거두려는 바보 같은 사람이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전혀 심지도 않았으면서 남의 것을 탐내고 빼앗으려는 심술궂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다. 어찌 보면 땀흘려 수고하지 않고 절로 편안해지려 하거나, 열심히 노력하지 않고도 뭔가를 얻으려는 놀부처럼 참으로 한심한 사람들이다.

 

얼마 전에 불과 17석이라는 의석 밖에 갖지 못한 정당이 국회 교섭단체라는 목적을 위해서 국회 파행을 조장하고 국회일정을 맘대로 좌지우지하며 이에 공조하는 여당의 날치기통과가 이루어졌다. 자민련이라는 조그마한 배꼽이 거대한 여야라는 배를 집어삼킨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이쯤 되면 국민들이 새로운 국회에 대해서 가졌던 한 가닥 실낱같은 희망은 사그러들고 말았다.

 

또다시 잘못 끼워진 우리 국회의 첫 단추는 가뜩이나 신뢰를 잃은 국회를 더 깊은 바닥으로 끌어내린다는 것을 정치권은 알아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국가의 대사를 논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인생의 첫 단추를 끼우는 연습부터 새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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