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산가족 상봉으로 온 나라가 눈물바다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경쟁열기가 뜨겁다.다름 아닌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8·30 전당대회다.
정식 명칭이 전국임시대의원대회인 이번 행사는 김대중 정부가 집권 2년반을 넘기면서 재집권을 위해 몸을 추스린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최고위원 경선. 이인제 한화갑 김근태 등 15명의 만만치 않은 후보들이 나서 차세대 지도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전북에서는 5선의 김태식 의원, 4선의 이협 의원, 2선의 정동영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최고위원은 선출직 7명, 지명직 5명 등 12명인데 관심은 단연 7명의 선출직에 모아지고 있다.
‘4인 연기명 방식’으로 투표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합종연횡 등 짝짓기가 한창이라고 한다.
이들은 9천3백여명(전북은 5백16명)의 대의원을 상대로 전국을 돌며 표밭갈이에 여념이 없다. 전북에서는 21일 오전 10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전북권 합동연설회가 열린다. 15명의 후보가 한 사람당 12분씩 연설하게 되므로 약 3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15명의 후보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그중 눈에 띠는 캐치프레이즈가 “나를 밟고 건너가라”다. 영남출신의 김중권 지도위원(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내건 소위 ‘다리(架橋)론’이다. 자신이 동-서, 남-북, 빈-부, 보-혁, 원내-원외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이 다리론은 민주당이 이번 대회에서 최대 화두로 꼽는 정권재창출과 맞물려 있다.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전국 정당화가 필요하고, 전국 정당화를 위해 ‘한톨의 쓰러지는 밀알’이 되겠다는 것. 말하자면 국민들에게 호남당으로 각인되어 있는 당(黨)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뜻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남권에 대한 구애(求愛)다.
사실 민주당은 그동안 이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왔다.특히 영남권 인사중 TK에서 김중권, PK에서 노무현 김정길 김기재 등을 발탁, 중용했다. 이들 중 김중권과 김기재 2명이 경선에 나섰다. 이들이 다리가 될수 있을지, 약진 여부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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