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나무 껍질 등을 원료로 하여 만든 한지(韓紙)는 중국의 수제지(手製紙)인 화지(華紙)나 일본의 화지(和紙)에 비해 질기고 질도 우수하다. 전주는 이 전통한지의 맥을 면면히 이어온 종가(宗家)다. 그런 전주의 한지산업이 벼랑끝에 몰려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질과 생산량에 있어 전국 최고를 자랑했지만 중국산 저가 수입품과 기계화 한지에 밀려 소비량이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한지는 우리나라 화선지·서예지의 70%, 창호지의 25%, 초배지 등 기타 40%를 공급하고 있다.
1957년 통계에 따르면 한지생산업체가 전북에만 3백15개에 4천9백78명의 종사자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전국적으로 50여 업체에 불과하며 도내에는 그 절반가량인 27개 업체가 있다. 그 중 22개 업체를 1994년 팔복동 전주산업단지에 집단 이주시켰다. 하지만 이들 업체중 7개 업체가 휴폐업 상태인데다 가동중인 업체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전주한지의 장래가 어둡기만 한 것일까. 결코 그런 것은 아닐듯 싶다.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되고 있어 발전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들로 한지옷, 한지 인화지, 한지 양초공예품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3월 전북예술회관에서는 한지의상전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아트웨어와 평상복인 니트조끼, 재킷 등 30여점이 선보였다. 한지를 길고 가늘게 찢은후 이를 꼬아 한지 실을 만들고, 천을 직조하는 방식으로 원단처럼 짜서 만든 것이다. 이들 옷은 가볍고 세탁도 가능하며 고운 빛깔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는 가방과 넥타이, 손지갑 등 한지소품도 인기를 모았다.
전주출신 사진작가가 벤처회사를 차려, 한지인화지를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한지사진은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판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한지엽서, 달력, 사진액자, 아트포스터 등 문화상품도 출시되고 있고 한지양초공예품도 선을 보였다. 종이축제, 전국한지공예대전, 청소년 한지미술제 등이 열리는 전주가 역시 한지의 본 고장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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