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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新種직업

노동부 산하 중앙고용정보관리소가 지난 96년에 펴낸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는 모두 1만1천5백37개에 이른다. 그보다 꼭 10년전인 86년에 비해 1천86개가 늘어난 수치다. 그중 일부는 직업분류 방식의 변화에 따른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사회변화에 따라 새로 생겨난 직업들이다.

 

기술혁신과 정보화의 발달로 첨단기술 분야에서 ‘인공지능연구원’ ‘광통신연구원’과 같은 전문직종이 새로 생겨났는가 하면 서비스업에서는 ‘행사도우미’ ‘이벤트전문가’ ‘애완견미용사’같은 직업이 명함을 내밀고 있다. 또한 90년대 들어 환경보호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생리연구원’ ‘폐기물이용기술원’ ‘폐기물재생설비원’이라는 직업도 등장했다. 그러나 말이 연구원이지 실상 이런 직업들은 고물상 수집상이나 고철덩어리 재생기술자 등의 ‘높임말’정도로 이해하면 될 수준이다.

 

요즘 들어서는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불법투기하는 현장을 비디오로 찍어 포상금을 타내는 신종 직업도 생겨나 화제다. 굳이 ‘직업’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본격적으로 촬영장비까지 갖추고 ‘목’을 지키고 있다가 현장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꾼’이라고 해도 별로 틀리지 않을듯 하다. 얼마전 울산시에서는 닷새동안 이런 식으로 3백건의 불법투기 현장을 적발하여 구청으로부터 9백만원의 포상금을 지급받은 사람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 후 불법투기를 막기 위해 제정된 포상금 지급조례에 따른 것이다. 시비가 적지 않았지만 시간과 장소, 투기장면 등이 비디오로 선명하게 찍히는 바람에 항의도 통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비단 울산시만의 일도 아니다. 도당국에 따르면 8월 한달동안 도내에서도 무려 8백25건의 쓰레기 투기신고가 접수됐다한다. 서울과 광주 전주에 거주하는 4명의 전문감시단이 버스터미널 등지에서 택시기사들을 비디오로 집중촬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쯤되면 이들의 활동도 확실히 ‘직업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을듯 하다. 그렇게라도 해서 불법투기가 근절되고 거리가 깨끗해진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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