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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거울의 철학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 중에서 가장 놀랍고 신비로운 발명품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거울이 아닐까 싶다. 만약 거울이 없다면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눈으로 분명히 볼 수는 있지만 지척에 있는 자신의 얼굴은 볼 수 없으며, 남은 볼 수 있으나 자신의 모습은 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보려면 희랍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처럼 맑은 샘물에 자신을 비추어 보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거울은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며 마술상자 같기도 한 존재이다. 같은 사람이 똑같은 거울을 본다 할지라도 그 사람이 처해있는 상황이나 처지에 따라 거울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움에 스스로 자기도취의 황홀한 기쁨을 맛볼때도 있지만 때로는 추악함에 자기혐오의 끝없는 실망감을 맛보기도 한다.

 

우리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외모를 보며 항상 자신을 살피고, 자신을 좀더 나은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서 시정을 한다. 어쩌면 거울의 생명은 단순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비춰주는 것보다는 그것을 시정하는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외관을 비춰주는 거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의 내면을 비춰주는 마음의 거울인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며 먼것은 볼 수 있지만 가까운 것은 정작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에게는 지나친 관심을 보이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할 때가 있고, 때로는 겉만 보고 속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것도 모두 우리가 마음의 거울을 갖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현대인들은 두가지 병에 걸려 있다고 하였다. 첫째는 나 자신을 잃어버린 병이고, 둘째는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도 그것을 깨우치지 못하는 병이라고 하였다. 첫번째 병이 자아상실(自我喪失)의 병이라면 두번째의 병은 자각부족(自覺不足)의 병이라 할 수 있다.이제부터라도 겉모습을 꾸미느라 부실해진 자신의 내면을 충실하게 하고 잃어버린 자신의 참모습을 찾기 위한 마음의 거울을 하나씩 마련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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