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권(壓卷)
누를 압(壓), 책권 권(卷)
다른 것들을 눌러 버리는 책이라는 의미로 가장 뛰어난 것을 이르는 말
‘압권(壓卷)’이라는 말의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눌러 버린 문서’인데, 책이나 예술 작품 또는 공연에서 가장 뛰어난 부분이나 여럿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을 일컬을 때 쓴다. 이 말은 옛날 과거 시험 때 가장 우수한 답안지를 다른 답안지들의 맨 위에 놓아 왕(王)에게 바친 고사(故事)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억지 해석일 줄 모르나 ‘흙(土)을 싫어하게(厭) 된 것은 너무 많이 눌려 있었기 때문이다’에서 나왔다고 해석할 수 있는 ‘압(壓)’은, ‘위에서 아래로 압력을 가하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눌려서 죽음을 압사(壓死)라 하고, 눌러서 오그라뜨림을 압축(壓縮)이라 하며, 압박하고 억제한다는 의미로 백성의 자유를 속박하는 것을 압제(壓制)라 한다. 억눌러서 가라앉힘을 진압(鎭壓)이라 하고, 상대편을 눌러 넘어뜨림을 압도(壓倒)라 하며, 누르는 힘을 압력(壓力)이라 한다.
‘책권 권(卷)’이다. 책의 머리말을 권두언(卷頭言)이라 하고, 책의 수를 권수(卷數)라 하며, 책의 맨 끝에 덤으로 붙여 주는 책을 권말부록(卷末附錄)이라 한다. ‘卷’은 '문서·증서 권'으로 딴 글자이다.
‘卷’은 ‘말다’는 의미의‘捲’대신에 쓰기도 한다. 어떤 일에 실패한 뒤에 힘을 가다듬어 다시 시작함을 일러 ‘권토중래(卷土重來)’라고 하는데 이는 ‘한 번 패배한 사람이 흙이 말아질 정도의 빠른 속도로 다시 온다'는 의미이다. 비슷한 글자에 ‘게으를 권(倦)’, ‘주먹 권(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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