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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전기이야기] 디지탈 TV

TV가 처음 선을 보였을 때, 시골에서는 감히 생각도 못할 정도로 값비싼 물건이었다. 그러다보니 월남 참전 용사들이 귀국할 때 들고오는 이사짐 중 가장 인기를 끌었던 물건은 흑백 TV였다. 밤이면 TV를 보기 위해 동내 사람들이 마당 가득 모이곤 하였다.

 

이처럼 현대인의 생활에서 라디오와 TV가 미친 역할은 매우 컸다. 라디오가 우리에게 세상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면 TV야 말로 인류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워낙 친화력이 좋아서 때로는 바보상자로 까지 불려지기도 했지만 TV 없는 일상생활은 생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친숙한 존재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근래에는 PC와 TV가 접목한 디지털 TV라는 새로운 방식의 TV가 등장하였다. 마치 옛날 흑백 TV에서 컬러 TV 시대로의 대전환이 이루어졌던 것과 같이 TV의 역사에 있어 다시 한번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년전 시도되어 왔던 디지털 TV 방송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달 시험 방송을 거쳐 2002년 월드컵에 맞춰 수도권에서 본 방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나아가 2006년에는 전국적인 방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서 디지털 TV의 중요성을 인식한 전자회사들은 개발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탈 TV는 기존의 TV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우선 디지털 수신장치가 내장되어 있는 디지털 TV의 화질은 일반 아날로그 TV보다 5배 가량 선명하여 얼굴의 잔주름까지도 모두 보일 정도다.

 

또 기존 TV화면은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4:3 인데 반해 디지털 TV는 16:9의 비율이어서 인물의 얼굴이 실제보다 크게 보였던 기존 TV와 달리 디지털 TV는 실물과 거의 똑같이 보인다.

 

디지털 TV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소리와 영상만을 일방적으로 받아 봤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데이터 정보를 시청자와 방송사가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다. 즉, 방송국과 실시간 교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TV를 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올 경우 이를 클릭하면 그 연예인의 프로필이 화면에 동시에 나타난다. 또 인터넷과 결합하여 지난 방송을 녹화하지 않고도 원하는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볼 수 있다.

 

결국 디지털 TV가 보급될 경우, 오락이나 교양위주의 보고 즐기기만 하는 역할이 컴퓨터와 같이 가정의 핵심 정보기기로 자리잡게 된다는 것이다.

 

아직은 값이 꽤 비싸지만 조만간 대중화되어 저렴하게 된다면 디지탈 TV는 정보기술의 완벽한 해결사로써 집안에서 가장 잘 보이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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