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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전기이야기] 전 자 침

얼마전에 끝난 허준이라는 TV 드라마 때문인지 매실 값이 크게 올랐단다. 매실 뿐만 아니다. 침술 역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주위에서 수지침을 배운 이가 꽤 있어 종종 그 분들의 덕을 보곤 한다.

 

동양사람에게 있어 침술은 매우 친숙한 민간치료요법이다. 근래에는 서양인들도 그 효능을 인정해 주고 있다.

 

사실 침술은 서양의학처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뚜렷한 근거가 없어 그간 일부 사람들로부터 경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얼마전에 보고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MRI와 같은 장비를 이용, 침술자극 경혈과 경락을 거친 후 뇌로 전달된다는 것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즉, 뇌로 전달된 침자극은 치료하려는 해당 장기를 관장하는 두뇌피질을 자극시켜 호르몬 분비 등의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동양의학에서는 2000년 전부터 내장 장기와 경맥 간에 연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오장육부에 해당하는 반응계통이 그물처럼 온몸에 분포되어 있으며, 이 계통을 경락(經絡)이라고 한다. 이들 경락선 중 반응이 더욱 현저하게 나타나는 점을 경혈(經穴)이라고 한다. 만일 내장장기에 병이 있으면 그 내장장기에 해당되는 경혈을 눌러 보면 손끝에 만져지는 감각이 다르단다.

 

병이 든 장기에 해당되는 경혈을 누르면 환자가 통증을 느끼게 되고, 또 이곳의 감촉은 건강한 부위와는 달리 딱딱하게 느껴진단다.

 

이처럼 맥의 기운이 모이는 경혈에 침을 놓으면 경락이 잘 통하게 되어 치료가 된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근래들어 기다란 침 대신 전자침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어떤 제품은 경혈을 스스로 찾아 침을 놔야할 자리를 소리나 불빛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숙련된 한의사나 할 수 있는 일을 전자침이 대신해주고 있는 것이다.

 

침을 놓아야 할 자리인 경혈은 다른 곳에 비해 전기저항이 작다는 점에 착안, 센서를 이용하여 경혈을 찾도록 되어 있다. 경혈을 찾은 다음 여기에 전기적인 충격을 가하는 것이 전자침의 원리이다. 물론 이때 주파수의 크기를 조절하면 침의 강약이 조절되게 되어 있다.

 

질병과 경혈의 위치에 따라 침의 크기와 길이가 다르게 이용되는 것처럼 주파수를 조절 다양한 크기의 침과 같은 효과를 얻기도 한다. 사람 뿐 아니라 부상이 잦은 경주마에게 전자침을 시술해서 효과를 보았던 실례도 있다. 만일 말에게 침술을 이용할 경우 끔직하게 생긴 기다란 쇠침을 목격한 말이 놀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말에게 있어서 전자침이 일반침보다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단다.

 

친절하고 숙련된 한의사가 놓는 침이 가장 믿을 수 있겠지만 전기를 이용한 전자침의 편리성 때문에 관심이 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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