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브라이트 미 국부장관의 방북에서 논의된 현안 사항 중 가장 중점이 되었던 것이 '미사일' 개발 문제가 아닌가 싶다.
북한의 위성을 미국이 대신 발사해 주면 미사일 개발을 그만두겠다는 것이 북한이 내건 조건이다.
북한이 왜 이처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면서까지 인공위성을 갖고 싶어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라디오 전파가 멀리 해외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전파거울이라 할 수 있는 전리층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전리층에 반사된 라디오 전파는 지구 반대편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 오후보다는 밤에 외국 방송을 보다 깨끗이 청취할 수 있는 이유는 햇볕이 강한 오후에는 전리층이 두꺼워 라디오 전파를 흡수해 버리지만 밤에는 전리층이 얇아져 전파반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디오 전파보다 높은 주파수의 전파는 전리층에 반사되지 않고 그냥 지나쳐 통과하는 성질이 있다.
이런이유로 라디오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중파에 해당하여 전리층에 반사될 수 있지만, TV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초단파라서 전리층을 통과해 우주공간으로 날아가 버린다. 따라서 해외에 멀리 떨어져 있는 국가 간에는 전리층이라는 반사거울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TV 전파를 주고받을 수 없다.
이와같이 TV의 경우 사용하는 전파의 주파수가 높아 전리층을 통과해 버리는 특성이 있지만 반대로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우주공간에 떠 있는 위성으로 전파를 보낸 다음 다시 원하는 지역에 전파를 보내주는 방식을 사용하므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요즘은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 최신 뉴스나 경기들을 국내에서처럼 실시간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이것들이 모두 위성통신의 덕택이다.
그러므로 북한이 미사일보다 자체 위성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닉호는 40여년 전인 1957년 구소련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되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최초 위성은 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로써 1992년 발사되었다. 우리별 1, 2호는 자체발사능력이 없는 라면상자 만한 과학실험 위성이었다.
그렇지만 지난 1995년에는 본격적인 통신위성인 무궁화 1호가 발사되었고 그 후 아리랑 위성 등 우리나라의 위성기술은 꾸준히 발전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무궁화 위성은 통신위성으로 TV나 위성전화, 인터넷 연결등의 통신서비스에 활용된다. 반면 우리별 위성은 과학위성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인공위성의 용도는 날씨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기상 위성, 지구 곳곳을 살펴볼 수 있어 위치추적장치(GPS) 등에 이용되는 원격탐사위성 등 매우 폭넓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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