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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새로운 패러다임

우리는 사회적 렌즈의 힘을 통하여 우리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하고 현상을 해석하며 나아가서는 그 의미를 깨닫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비록 똑같은 사회적 현상이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나 해석이 시대적 차이나 공간적 차이에 의해서 달라지는 것도 사회적 렌즈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사회 안에서 사람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인지하고 해석하는 방식에 대한 지배적인 믿음구조의 틀을 패러다임(paradigm)이라고 한다. 사회적 패러다임은 어떠한 가치나 형이상학적인 믿음, 규범, 제도, 관습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패러다임이 갖는 사회적 기능은 세계의 존재형태와 대응방식을 제시해주는 것 말고도 행동을 동기화 하거나 정당화 하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
인간사회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되돌아 볼 때 ‘인간은 자연에 적응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인간은 필요에 따라 자연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바뀌면서 인류는 수렵채취 사회로부터 농경사회로의 탈바꿈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또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믿음은 ‘인간은 자연을 지배할 수 있으며, 인간의 목적에 맞추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라는 믿음으로 이어지면서 근대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산업혁명도 가능해진 것이었다.
이러한 믿음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강조하는 것이며, 이른바 지배적 패러다임이 온통 세상을 뒤덮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지배적인 사회적 패러다임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받기에 이르렀다. 곧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게 되었으며 그것은 대안적인 생태학적 패러다임이다.
현대사회의 문제 가운데 환경문제가 인류사회 그리고 지구 생물계 전체의 생존과 관련하여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새로운 환경 패러다임 또는 생태학적 패러다임이 대두된 것이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인간존재의 본질을 중시하고 자연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어찌보면 새로운 환경 패러다임은 현대사회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사회인식의 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밀려서 황폐해지는 자연을 뒤돌아보며 인간과 자연은 본시 다른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생각을 다시 가져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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