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기억력이 부실하여 잘 잊어버리는 병증(病症)을 일러 ‘건망증(健忘症)’이라 하는데, 이는 ‘굳셀 건(健)’ ‘잊을 망(忘)’으로 ‘잊는 일에 굳세다(잘한다)’는 의미이다. 건강(健康) 건아(健兒) 건실(健實) 건전(健全) 건투(健鬪)에서의 ‘건’도 ‘굳셀 건(健)’이다.
일제히 술잔을 들어올리거나 서로 잔을 부딪거나 하여 술을 마시는 일을 ‘건배(乾杯)’라 하는데 이는 ‘잔을 말려 버릴 만큼 남김없이 마셔 버린다’는 의미이다. 건재(乾材) 무미건조(無味乾燥)에서도 ‘마를 건’이다.
建은 ‘세울 건’인데 건물(建物) 건설(建設) 건국(建國)에서도 ‘세울 건’을 쓴다. 흙이나 모래 돌 등을 이용하여 하는 건축공사를 일러 ‘토목(土木)’이라 하고, 처음으로 세움을 창건(創建)이라 하며,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을 ‘재건(再建)’이라 한다. 의견이나 희망 사항을 내는 일을 ‘건의(建議)’라 하는데 이는 의견을 세웠다는 의미이다. 件은 ‘사건’ ‘안건’ ‘조건’, 그리고 ‘사물을 세는 단위’라는 의미로 쓰인다. 巾은 ‘수건 건’이고, 虔은 ‘정성스러울 건’이다.
운명과 흥망을 걸고 단판걸이로 승부나 성패를 겨루는 일을 ‘건곤일척(乾坤一擲)’이라 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 창을 던졌다는 의미로, 창을 던져서 상대방을 맞추게 되면 승리하고 맞히지 못하면 맨손이 되어 패배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건강(健康)은 신체의 컨디션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다.’라는 말이 있고, ‘건강은 그 자신 하나의 보배일 것이나 때로는 건강하지 않더라도 대단히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 없이는 어떤 사람이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조차 행복할 수 없다’라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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