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나 큰 찻길 가를 지나가다 보면 "광통신 매설지역"이라는 노란 푯말이 붙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전기를 수송하기 위한 전력케이블이 땅속에 매설되어 있는 것처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광케이블이 땅속에 묻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푯말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이러한 광통신 케이블이 전국을 연결하고 있다.
요즘 컴퓨터 통신이 발달하면서 광통신이라는 말은 흔히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광섬유와 레이져를 이용한 광통신이 처음 제안된 것은 지난 70년대 초반의 일이다.
광케이블을 구성하는 광섬유는 속이 비어 있는 가느다란 유리관과 비슷하다. 유리나 특수 플라스틱으로 된 관 속에 정보가 실린 레이져 빛을 쏘아 보내면 레이져 빛은 유리관 내부에서 반사되면서 진행을 한다.
레이져 빛도 수십 km를 진행하다 보면 감쇠되어 신호가 약해지므로 중간에 설치된 중계기를 이용하여 증폭시켜 다시 전송한다. 이렇게 빛을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광케이블을 전송능력이 전선이나 케이블 등의 다른 유선매체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
또한 가볍고 비싸지 않으며 유리이므로 부식될 염려가 없어 설치 시 어려운 점을 제외하고는 일반 금속전선에 비해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
처음에 만들어진 광통신망은 광섬유 한가닥에 한번 빛을 쏘아 보냈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한 가닥의 광섬유 속에 다양한 파장을 가진 빛을 동시에 통과시켜 정보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
파장이 각기 다른 빛은 광섬유의 내부에서 서로 엉키지 않고 수천 ㎞를 진행할 수 있어 광섬유 한 가닥으로 만명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게 되었다. 광섬유를 이용한 통신선이 처음 제안된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 광통신망 전송능력은 1만배나 커졌다.
학계의 예측대로 조만간 광통신 시스템이 상용화되고 발전해 용량이 1백배 정도 더 커질 경우 광섬유 한가닥으로 무려 천만명이 동시에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전송속도와 전송용량이 통신의 척도가 되고 있는 요즘 광통신은 무선통신의 발달과 더불어 정보화 시대를 대표하는 전송수단이 될 것이다. 광섬유는 통신용도 외에도 다양한 곳에 이용되고 있다.
가끔 거리를 거닐다 진열장 안에서 가느다란 하얀 머리카락 같은 유리선 다발 끝에서 파란 빛과 붉은 빛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빛을 내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광섬유를 이용한 것으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빛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의상에 이것을 이용하여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색깔이 변하는 옷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전관판에 응용하여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가로수에 광섬유조명을 설치해 광섬유가 형형색색의 빛을 내면서 화려한 야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광섬유는 우리 생활에 더욱 폭넓게 응용되어 유용하게 쓰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병성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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