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로 바위치기’란 흔히 자신의 힘에 부치는 일에 무모하게 덤벼드는 꼴을 말한다. 그러나 그런 무모함이 때로는 불의와 맞서 싸우는 우리 사회의 용기있는 호루라기가 될 수도 있다. 선량한 방관자들보다는 용기있는 고발자가 아쉬운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 기업인이 신문광고를 통해 국세청장과 재정경제부장관에게 “기업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일갈하고 나섰다. 그는 국세청의 징세권 남용으로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칼이 든 도끼든 총이든 무엇을 들고라도 결투를 하여 분을 풀고 싶은것이 지금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기업인들에게 국세청이 어떤 곳인가. 까닭 잘못했다가는 하루아침에 거덜이 날 정도로 목줄을 쥔 골리앗이 아닌가. 그런데도 이처럼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냈으니 얼마나 억울한 사연이 있었으면 그랬을까 우선 공감이 간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는 몇해전에도 ‘마피아의 총대로 만든 잣대’라는 광고로 검찰을 맹타한 일이 있고 ‘뇌물없이는 기업 못한다’는 광고로 관료사회의 부패·비리구도를 생생하게 고발하여 충격을 준 일이 있다.
물론 세무당국은그 기업인에 대한 세금부과는 적법한 절차를 밟은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법대로’보다는 공무원들의 저마다 다른 편의적·자의적 잣대가 기업에 끼치는 심각한 타격에 주목한다. 얼마나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이 심했으면 ‘도마위의 도미’신세를 각오하면서까지 공개성토를 하고 나섰겠는가.
미국의 마피아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존재는 검찰도 경찰도 아닌 바로 국세청이라고 한다. 제 아무리 검은 돈이라 할지라도 세법의 올가미를 피해 나갈 수 없도록 법을 공평하게 집행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세청도 공정·투명한 세정을 펴기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세무공무원 출신들이 잘 사는 이유’에 대한 이 기업인의 통렬한 지적은 모두 헛소리인가? 한 기업인의 절규가 또다시 ‘달걀로 바위치기’로 끝나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스스로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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