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어떤 일에 실패한 뒤에 힘을 가다듬어 다시 시작하는 것을 일러 ‘권토중래(捲土重來)’라고 하는데 이 말의 원래 의미는 ‘흙(土)을 말아서(捲) 다시(重) 온다(來)’는 의미이고, ‘흙을 만다’는 것은 뿌옇게 흙먼지를 일으킨다는 뜻으로 ‘기세가 대단하다’는 말이다.
‘말 권(捲)’에서 ‘손 수( =手)’를 뺀 ‘卷’은 ‘책권 권’으로 권두언(卷頭言) 권수(卷數) 압권(壓卷) 등에 쓰인다. ‘누를 압(壓)’을 쓴 압권(壓卷)은 가장 뛰어난 부분, 또는 여럿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을 가리키는데 다른 책들을 다 누르고 맨 위에 있다는 의미이다. ‘ ’대신에 ‘刀’를 쓴 ‘券’은 ‘문서·증서 권(券)’으로 ‘여권(旅券)’ ‘할인권(割引券)’ 등에 쓰인다. 또 ‘손 수(手)’가 들어 간 ‘拳’은 ‘주먹 권(拳)’으로 권투(拳鬪) 권총(拳銃) 등에 쓰인다. 眷은 ‘돌볼 권’이고, ‘圈’은 ‘우리·둘레·범위 권’이다. 생활권(生活圈) 세력권(勢力圈) 등에 쓰인다.
‘權’은 ‘권세 권’이다. 권세(權勢) 권력(權力) 권리(權利) 권한(權限) 등에 쓰인다. 남을 교묘하게 속이는 술수를 일러 ‘권모술수(權謀術數)’라고 한다. 권세로서 일을 도모하고 남을 속이기 위해 꾀를 쓴다는 의미이다.
‘勸’은 ‘권할 권’이다. 어떤 일을 하도록 타이르며 권하는 것을 일러 권고(勸告)라 하고, 선행을 장려하고 악행을 징계하는 일을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 하며, 어떤 일을 하도록 권하는 것을 권유(勸誘)라 하며, 학문에 힘쓰도록 권하는 것을 권학(勸學)이라 한다.
대장부의 태도를 이를 때 “권서불수호시(卷舒不隨乎時)”라는 말을 인용한다. 말았다 폈다(나아가고 물러섬)하는 것을 자기 생각에 의해 해야지 시세(時勢)에 따라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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