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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과 날줄] ‘독수리와 달마대사의 한판 승부’

- 축제처럼 치러진 연극협회 지회장 선거

 

“예리한 눈을 가진 독수리같다고 생각해 ‘독수리’라는 별명을 붙이겠습니다.”

 

“원만한 성격과 인상때문에 평소 ‘달마대사’ 같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일주일의 선거운동 동안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던 두 후보가 투표를 불과 10여분 앞두고 상대후보에게 별명을 지어준다. 후보자들에 대한 질의·응답시간에 튀어나온 한 대의원의 ‘상대후보에게 별명을 지어달라’는 다분히 장난스런 부탁(?) 때문이다.

 

협회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지회장을 선출하는 전북연극협회의 23일 지회장 선거는 말그대로 ‘축제’였다.

 

당초 입후보 등록한 후보 가운데 한명이 후보사퇴하면서 두 후보자가 맞선 이날 선거는 모처럼 도내 연극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뜻깊은 자리였다.

 

넉넉치않은 재정으로 다른 협회에 비해 항상 고전해야 했고, 그 짐의 상당부분을 지회장 혼자 짊어져야 했던 것이 연극협회의 현실.

 

매번 지회장의 임기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회원들이 ‘마땅한 지회장 찾기’에 바빴던 것도 이 때문. 경선을 통해 지회장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를 축제처럼 치러낸 연극인들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날 선거과정도 형식이나 절차에 있어서 원만하게 진행됐다. 후보자들의 정견발표와 함께 대의원들이 직접 후보자들에게 협회운영에 대해 질문하고 당부하는 주문들에 대해 후보자들이 성의껏 답하는 모습도 진지했다.

 

‘경선’을 축제로 만들기 위해 선관위를 중심으로 선거진행을 준비한 숨은 연극인들이 있었기 가능한 것이었다.

 

‘독수리’가 ‘달마대사’를 앞선 선거결과였지만 달마대사는 넉넉함으로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선거가 결과에 상관없이 전북연극의 전환점과 같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한 연극인의 말처럼 차기 협회가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길 바라는 것이 연극인들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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