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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를 읽고



 

얼마 전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라는 책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다. 이책은 크리스티안 노스럽이라는 미국의 산부인과 의사이자 심신의학자가 자신의 임상경험을 중심으로 쓴 여성건강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건강을 균형을 맞춰 가는 과정이라고 전제하고, 여성들이 오랫동안 자신의 몸과 내면의 자아를 무시하며 살아왔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여성들이 겪는 모든 문제는 부분적으로 그 사회의 문화적 환경과 관계가 있는데, 특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들은 자신의 욕구보다는 다른 사람의 욕구를 먼저 생각하도록 배워왔음을 문제제기 한다.

 

저자 자신도 첫 아이를 낳고 유방염을 앓으면서도 아이는 모유로 키워야 한다는 의식과, 남자 동료의사들에게 “여자니까 어쩔 수 없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무리하다가 결국 한쪽 유방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던 아픈 경험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지혤롭게 돌보기를 권하고 있다.

 

특히 “몸의 메시지에 귀기울일 때 우리는 감정과 육체와 영혼을 치유하게 된다”고 하며, 어떤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삶의 과정에서 누적된 감정을 마음껏 토로하고 풀어내지 않은 한, 약물이나 수술만으로는 완벽한 치유가 안된다는 주장에 많은 공감이 갔다. 실제로 나 자신부터 그리고 주변에서 마음이 편치않을 때 몸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들을 흔히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사회가 이처럼 개인의 내적 지혜를 존중하며 질병의 메시지를 인정하는 치유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인가 하는 데에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좀더 폭넓은 건강의 개념과, 의사들은 환자의 질병뿐만 아니라 감정을 섬세하게 배려하여 스트레스와 슬픔을 덜어주기 위한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고, 개인들도 생애주기별 건강상식과 철저한 건강관리 등이 요구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동안 내 몸에 대한 인식과 내면의 소리 등에 얼마나 소홀했었는지 하나하나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내가 여성으로서 겪는 월경이나 임신, 출산, 수유, 폐경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넘어서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많은 도움이 받았다.


 

/ 이미경(단국대 여성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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