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가 과연 ‘일리아스와 오딧세이아’를 지었는가. 그렇다면 당시 그는 어떻게 5백년전의 미케네 문명에 대해 그토록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었는가.
소크라테스의 재판에 대해 우리는 플라톤이 감동어린 필치로 서술한 글 외에는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소크라테스의 재판은 어떻게 신화가 돼 갔는가. 그 신화의 배후에 가려진 진실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현재 교과서나 역사 입문서들은 흥미를 갖게 하기보다는 단순한 사실을 나열해 놓고 암기하라고 무언의 압력을 가한다. 딱딱하거나 아니면 상식적이기 십상인 역사 개론서와는 확연히 다르고 서양사의 주요 흐름을 대표적인 사건별로 묶어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역사읽기의 재미를 맛보게 해주는 책이 나왔다.
우석대 인문사회과학대학장인 박상익 교수가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를 번역해 냈다.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를 역임한 저자 윌리엄 레너드 랭어의 책으로 고대 그리스에서 근대초기까지 서양역사의 줄기를 짚은 일종의 역사 개론서다. 하지만 호메로스, 소크라테스, 바울, 샤를마뉴, 에라스무스, 등 역사인물을 이야기 소재로 삼아 당시 정치·경제·사회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BC 399년 소크라테스는 불경죄와 젊은이를 타락시킨 죄를 범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는다. 국외로 탈출하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한달후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신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고학 교수인 모지스 핀리는 위대한 철학자를 죽음으로 이끌었던 무지한 시민들의 변명을 전해준다. 소크라테스의 민주정에 대한 공공연한 비판이 당시 최고 가치였던 시민의 권리와 국가의 틀을 위협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에게 유죄를 선고한 배심원들에게‘변명’의 기회를 준 것처럼 동 시대인의 가슴과 눈높이로 역사의 이면에 다가선 점은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옮긴이 박 교수는 (우석대 인문사회과학대학 학장)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 역사를 공부하면서 인물, 지명등을 지루하게 암기하고 역사의 재미를 몰랐다”며 “기존의 역사책이 암기과목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는데 이번에 출간된 ‘호메로스에서 소크라테스까지’는 최고의 역사학자들이 대중을 위해 전문분야를 쉽게 풀어쓴 것으로 역사의 지혜를 만끽하게 해준다”고 말한다.(도서출판 푸른역사,2만1천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