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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근 명창 5주기 추모공연



 

동편제 소리의 맥을 고집스럽게 지켜 오늘의 소리판에 잇대어놓은 농투산이 소리꾼 강도근명창(1918-1996)이 세상을 떠난지 다섯해.

 

늘 자기 소리세계를 지키는 일에 당당했으며 소리 외길을 고집했던 엄한 스승, 강도근 명창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그의 제자들과 후진들의 정성으로 마련된다.

 

18일 오후 7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장에서 열리는 ‘강도근명창 5주기 추모공연’. 이날 공연에는 안숙선 전인삼 이난초 명창과 가야금명인 강정렬씨 등 고인의 소리를 물려받은 직계제자들이 무대에 서고, 국립민속국악원 연주부와 남원시립국악단 단원, 남원 정보국악과 학생들이 출연해 고향을 지키며 치열한 동편제 소리의 예술세계를 남원땅에 고스란히 풀어놓은 명창의 정신을 추모한다.

 

강도근은 동편제 소리의 마지막 적자로 일컬어졌던 명창이다. 1918년 남원의 향교동에서 태어난 그는 열일곱살 되던해에 당대의 명창 김정문의 문하에서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워낙 타고난 목이 좋았던 그는 소리를 시작한 바로 이듬해부터 협률사 공연 등 무대에 오를 정도로 인정을 받았지만 스스로 소리공부의 미진함을 깨닫고 다시 스승을 찾아가 소리공부에 전념했을 정도로 소리 연마의 정신이 치열했다. 그의 소리 스승은 송만갑으로부터 박봉래 유성준 등으로 이어지면서 동편제 소리의 맥은 자연스럽게 이 고집스러운 소리꾼 강도근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6.25 직후 전국 각지역을 돌아다니며 소리선생으로 지내다가 고향 남원에 다시 돌아온 것은 73년. 이후 작고하기 전까지 남원시립국악원 창악강사로 있으면서 자신의 소리는 물론 후진을 양성하는데 전념했다. 그가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80년대에 들어서이다. 타고난 성대에 일흔살이 넘도록 그대로 유지됐던 큰 성량과 고음으로 그는 진정한 소리꾼으로서의 생애를 지켰다. 흥보가 중에서도 ‘제비 후리는 대목’은 그의 독창적 소리를 그대로 발휘하는 대목.

 

‘대마디 대장단’의 복잡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정직하고 씩씩한 동편제 소리의 기개를 잘살려 오늘의 소리판에 세워놓은 그의 소리는 더이상 무대에서 만날 수 없지만 남원 소리에 활력을 넣어 그 맥을 이어가는 제자들과 후진들이 ‘5주기 추모공연’에서 강도근명창의 소리 정신을 이어낸다.

 

소리외길에 바쳤던 외롭고 고단했던 생애. 늘 ‘내 소리의 심줄은 지리산에 있다’고 말했던 강도근명창의 예술세계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이기도하다. 그의 제자들과 남원지역의 국악인들이 모아내는 정성과 추모의 뜻이 한층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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