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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 신채호 판소리 사설 일반에 공개



 

‘33년만의 귀향, 그리고 일반 공개’.


 

동리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 여섯마당을 연구하는 원본(原本)과 다름없는 신씨가장본(申氏家藏本)이 일반에 최초로 공개됐다.

 

동리선생의 직계 4대후손인 신형종씨(77)와 처 강한희 여사(75)는 22일 본보에 ‘심청가’와 ‘퇴별가’, ‘박타령’등 판소리 사설 6권을 공개한 후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5월말 개관하는 판소리 박물관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책들은 판소리 연구자들 사이에는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기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 책들은 동리선생의 자필본이 세상에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후학들이 동리선생의 판소리 여섯마당을 정리하는 원본으로 삼은 자료여서 학계에서는 ‘신재효 창본’으로 평가하고 있다.

 

본보 확인결과 이 책들 가운데 ‘심청가’와 ‘퇴별가’, ‘박타령’, ‘성조가, 어부사, 허두가 합부’등 4권은 순한글로 쓰여졌고 매쪽마다 10개의 적색선과 함께 10줄의 세로글이 적혀있다. 이는 신씨가장본의 특징과 일치하는 것.

 

본문이 52쪽으로 구성돼 있고 책 크기가 27x17cm(세로x가로)인 ‘춘향가’ 표지에는 ‘갑진 오월 일’이라고 표기돼 등서(謄書)된 시기가 1904년으로 확인됐다. 이는 동리선생이 돌아가신 1884년보다 20년이 뒤진 것으로 동리선생의 친필 사설을 보고 후손이 등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조가, 어부사, 허두가 합부’의 경우 등서일자가 책표지에 기입된 흔적은 있지만 연도는 없어진채 ‘삼월 일’만 남아 있다. 그러나 다른 신씨가장본처럼 ‘ㅂ’을 ‘ョ’의 자체로 쓴 것이 특징이다.

 

‘박흥보가’와 ‘적벽가’는 성두본(星斗本)으로 확인됐다. 61장으로 이뤄진 ‘박흥보가’ 맨 뒷쪽에 ‘세재무오정월불한성두등(歲在戊午正月不澣星斗謄)’쓰여 1918년 성두에서 등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적벽가’에는 등서시기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한문 혼용체인데다 매면마다 세로 8행으로 적혀있어 ‘박흥보가’처럼 성두본의 특징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이와함께 동리선생이 직접 쓴 ‘방아타령’과 지금까지 발굴된 신재효본 ‘심청가’와 다른 이본과 함께 이를 그대로 모사한 필사본도 발견돼 예사람들이 책을 베끼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등 흥미를 끌었다.

 

최동현 군산대교수는 이날 책을 살펴본 후 “신재효 선생의 자필본을 그대로 옮겨놓은 신씨가장본은 판소리 정리를 가능케 한 원본이나 다름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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