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영화제 개최와 함께 4대 축제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풍남제, 전주대사습놀이, 전주종이문화축제)를 통합해 열고 있는 전주문화축제는 올해로 두번째.
축제별 특성을 살려내고 이를 통해 문화관광 축제로서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면서 시작된 전주문화축제는 올해 축제 주체들이 참여하는 통합축제협의회가 구성되었는가 하면 전야행사를 통합해 치르는 등 지난해보다 ‘통합축제’의 근본적인 의미를 살려내는 기획들이 선보였다.
축제통합으로 인한 인적·물적인 행정력과 예산 소모를 줄여보겠다는 전주시의 의도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축제별 프로그램의 문제점이나 운영상의 문제 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전주문화축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축제 통합에 대해서는 53% 가량이 긍정적인 반응을, 12%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전주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한 관심도와 인지도는 모두 70%을 웃돌아 축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된 통합축제가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바탕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올해는 통합축제의 당위성을 살려 고정시키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통합축제 의미 얼마나 살렸나?
4대축제를 처음으로 연 지난해 축제간 유기적 관계의 필요성에 따라 지난 연말 발족한 전주문화축제협의회(회장 장명수·우석대 총장)는 각 축제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실무협의회를 구성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추진된 각 축제간 동질성을 확보하고,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첫 시도인 셈이다. 실무협의회는 각 축제별로 열리던 전야행사를 통합해 시민참여형 거리퍼레이드 ‘온거리 맘판’을 꾸렸고, 통합축제 일정을 모두 담아낸 단일 홍보물을 제작했다.
전야행사 ‘온거리맘판’은 그동안 단순히 보여주는 차원의 거리행사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로 탈바꿈시키는 성과를 가져왔다. 가장행렬에 참여한 시민들은 각계각층에 2천여명. 직간접으로 전야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약 3만여명에 이른다.
축제안내 홍보물 역시 4대 축제의 행사를 일정을 단일화시킨 것도 예산절감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각 축제를 소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축제별 경쟁체제, 변화시도
올해 통합축제의 가장 주목받은 점은 각 축제별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통합축제 내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각 축제 주체들이 축제의 독특함을 살려내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은 통합축제가 가져온 또하나의 수확이다.
영화제가 첫 영화제를 바탕 삼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부대행사의 폭을 넓혀나간 점이나 풍남제가 오랜동안 계속돼온 ‘먹고 마시는 축제’라는 구태함을 씻기 위한 기획행사 마련은 돋보였다. 종이문화축제는 2004년 국제종이조형협회의 정기총회를 앞두고 세계성을 확보하려는 외국작가 초대전이 선보였으며 전주대사습놀이는 심사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노력이 시도했다.
1회 영화제를 치르면서 지적받은 ‘시민들과의 거리감’은 올해 각종 부대행사에서 상당부분 해소됐다. 영화제동안 계속된 메인무대의 문화행사에는 지역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지역영화인력들이 참여한 작은 영화제나 부대행사의 주도적인 참여는 1회 영화제가 뿌려놓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다.
40여년동안 지켜온 ‘풍남제’의 이름을 과감히 ‘전주 난장’으로 바꾸며 의욕적인 변화를 시도했던 풍남제는 기획한 만큼의 성과는 아니지만 변화에 대한 요구에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반영한 노력을 확인했다. 특히 1920년대 전주난장을 재연한 저자거리나 참신한 기획의 볼거리 제공은 이전 풍남제와는 다른 모습.
전주종이문화축제는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는 세계축제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이, 전주대사습놀이는 명성과 권위에 걸맞는 국악축제의 자존심을 지켜려는 노력들이 주목받았다.
-통합축제 무엇을 남겼나
통합축제가 문화관광축제로서의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축제를 통해 지역에 남겨진 것은 무엇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스럽다.
관광수입이나 전주라는 도시이미지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긴 했지만 행사 대부분이 축제기간동안 단순히 ‘보여주기’차원의 행사들이 주를 이뤘다는 대목은 아쉬운 부분이다.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안고 있는 ‘일회성 행사’라는 문제 아래에서 전주문화축제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운영이나 행사진행에서 제기된 문제점은 축제 주체별로 철저한 자기반성과 사전준비를 통해 가능하지만 보여주기 위주의 일회성 행사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충분히 고민해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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