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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이 시대 스승을 만나고 싶다

어느해 보다도 기념할 날이 많은 2001년 5월을 다 지나고 있다.

5月 1日 석가탄신 기념일

5月 5日 어린이날 기념일

5月 8日 어버이날 기념일

5月 15日 스승의날 기념일

5月 21日 성년의날 기념일

이 많은 기념일이 아니라 하더래도 5월은 우리에게 넉 넉한 기쁨을 주는 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월을 보내는 우리 마음이 결코 기쁘지만 않은 것은 어찌된 일일까?

5月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암매장된 시신의 신원이 발굴되어 우리 마음을 다시 한번 숙연한 비통에 잠기게 하고, 나라 살림은 불신에 불신을 더한 결과가 자꾸만 누적되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전북 지역의 현안 문제인 새만금 문제가 수 개월째 도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한 길을 의좋게 가면서 민족의 민주화와 통일을 향해 혼신을 다해 오던 의로운 가슴들이 정치적 줄다리기에 묘하게 엉켜 서로 서로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중국에는 씨앗을 뿌리면 1년, 나무를 심으면 10년, 그리고 사람에게 지식을 넣으면 100년간 수확을 할 수 있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지식은 기능위주의 지식이 물론 아니다. "앎'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이 앎을 배워주고 배움을 받아 후대로 이어주는 스승의 몫은 얼마나 크고 소중한 것인가. 5월을 보내면서 이 앎과 평화를 살도록 가르켜줄 스승을 생각한다.

지난 4월 이미 고인이 된 함석헌 선생을 문화의 인물로 국가가 지정하여 사후 선생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조명을 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함선생님에게는 스승으로 11년전 먼저 똑같은 날 태어나신 다산 유영모 선생님이 계시다. 

이 두 분은 그 삶의 여정이 조금 다르긴 했으나 가장 존경하는 스승과 가장 사랑한 제자사이이다. 오산 학교에 계시던 유영모 선생님은 문하에 많은 제자들이 훌륭한 사회지도자로 배출되었고, 그들에게 맑고 정한 유산을 남기신 분이시다.

유영모 선생님을 친구나 제자들이 찾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누가와도 평범하게 대하시는 선생님이셨지만 유 선생님의 함선생님에 대한 사랑은 여느 제자와는 다른 것이었다. 한번은 유선생님댁에 함선생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온 집안 청소를 하는데 그 때 큰 따님에게 굴뚝 청소를 시키실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함선생님은 유선생님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있을때면 항상 두 무릎을 모으고 고개를 약간 떨군 고즈넉한 모습이셔서 존경과 어려움의 마음이 그대로 흘러 나오는 자세이셨다. 함선생님의 그 모습을 통해 유선생님을 뵌일이 없는 후학들 조차 유선생님에 대한 존경을 자연스레 키워오게 되었다..

우리 시대의 암울한 20세기를 살아오시면서 철저하게 무저항 평화운동을 펴오시면서 꿋꿋하게 농촌을 일굴 꿈을 갖고서 광야의 소리로 민족의 갈길을 열어주시던 함선생님은 선생님을 사랑하던 유영모 선생의 굿굿함이 그 배경에 있음은 그를 아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반평의 베니다판을 자신이 누울 전체로 알고 한날 한날을 세시면서 정하게 사시던 유선생님을 평생 스승으로 모시고 겸허하게 그 앞에서는 침묵하시면서 사신 선생님은 이 답답한 현실을 보며 "지금은 인류 역사가 새 시대에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국제적이라는 말도 낡아버렸고 세계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로 되어 가고 있다. 지난 날에 한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 개인이 죽음으로써 양심을 지킬 필요가 있었듯이 이제는 세계를 살리기 위해 개체 국가가 희생이 될 각오를 하면서도 인간 양심은 살려야 할 때가 왔다."고 말씀하시는 이 시대의 스승 함선생님과 그 스승 유선생님을 생각하면서 오월을 보내고 싶다.

 

 

/ 박상희 (전주 나눔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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