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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전북도시로의 미래여행

전주 객사. 전라 감영 북쪽에 아름답게 조영된 후원을 거느린 웅대한 구조의 객사. 당시 우리의 조상들은 600여 년이 지난 지금 객사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쓰일 것으로 생각했을까?

외삼문, 중삼문, 내삼문 3개의 중문, 담장, 부속건물, 후면의 조산(造山) 등이 모두 헐리고 오른쪽 날개가 잘려나갔던 객사는 최근 동익헌의 일부 복원으로 겨우 주 건물만의 구색이 갖춰져 있다. 우리는 왜 고건축을 복원하려 하는가?. 

당시 당당했던 객사의 모습 자체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니다. 그 당시의 실체로서, 현재 우리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 역사를 말해주는 살아 숨쉬는 현실감 있는 증명체인 셈이다. 또한 현존하는 과거의 모습에서 우리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의 도시에는 현재의 전통성이 배어있어 미래의 후손들이 복원하여 간직할 만한 건축물이 얼마나 될 것인가. 이러한 건축물은 어떻게 지을 수 있을까? 

1990년대 일본의 수상을 지냈던 호소가와는 1980년대 큐슈의 작은 도시 구마모토현의 시장이었다. 그는 과거의 역사적 문화가 비교적 적게 남아있는 구마모토현의 도시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예술도시 프로젝트(KAP : Kumamoto Art Polis)를 과감하게 실행하였다. 

즉 자연과 역사풍토를 살려나가면서 후세에 문화적 유산으로 남길수 있는 우수한 건축물(건축물 포함한 광범위한 도시 구조물)을 기획하여 세워나갔던 것이다. 당시의 세계적인 일본인 건축가 이소자키를 커미셔너(총괄기획가)로 선정하여 2001년 지금까지 현 전체를 하나의 훌륭한 도시문화의 건축물로 채워가고 있다.

초기에는 기존의 고건축물과 근대 건축물을 중심으로 선정하였고, 그 이후 신축 건축물로 대상을 확대하였다. 단독 및 공동주택(APT)의 주거용 건물, 박물관, 미술관, 자료관, 음악당, 극장, 문화센터와 같은 문화적인 건물 뿐 만 아니라 교량, 하수종말 처리장, 댐 관리소, 소규모 공용화장실, 파출소, 그리고 외부 가로공간의 경관,심지어 축사까지 망라하여 현재까지 총 60여 개가 진행되었다. 

민간 또는 공공단체의 사업주에 의한 제안으로 시작되어 커미셔너 팀의 기획, 디자인, 감독 등을 거쳐 준공되면 각종 혜택과 홍보, 견학, 관리운영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이 모두는 미래에 복원될 가치가 있는 현재의 새로운 전통 문화유산인 것이다.

최근 전주시의 전통문화 지역 내에서는 한옥 체험 문화관, 주조(酒造)및 한의학 박물관, 전통상가, 공예품 전시관, 그리고 민속장터, 놀이마당 등 과거의 전통에 뿌리를 둔 새로운 현대적 전통물 들이 속속 계획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그 모습이 과거 고건축의 모사에 그쳐서 현대적 전통의 아류로 전락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즉 계획되고 있는 건축물들이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보존과 복원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현재의 전통과 문화가 깃들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문화적 건축물의 기획 시스템으로서, 구마모토현과 같이 가칭 전주문화도시(JCP : Jeonju Culture Polis) 프로젝트 개념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동고산성, 남고산성과 같은 고성 그리고 풍남문, 객사, 경기전, 향교, 이목대 등의 사적지 등이 가칭 JCP로서 제정 될 수 있으며 전주 천변 물길을 따라 한벽당, 천양정, 추천대 그리고 각시바위, 서방바위, 초록바위로 이어지는 곳에는 과거의 얘기거리로 시작된 새로운 현대의 얘기거리로 채워질 것을 기대한다. 

현 경기장 근처에 있었던 떡전거리는 우리 시대의 떡전거리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옛 북문(공북문), 동문(완동문), 서문(패서문)이 있던 자리에 도시적 구도심(舊都心) 출입구 요소를 적용한 건축물로써 구성된 새로운 현대적 4대문을 상상해본다. 

전북의 도시들은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풍부한 과거의 문화적 유산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전북의 도시들은 과거의 전통이라는 뿌리에서 현대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가지와 잎으로 되살아나, 미래에 복원될 가치가 있는 열매를 맺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현재의 전통으로써 하나의 건축물로 시작된 문화의 점이 여러 개 모여 문화의 선이 되고, 그 선들이 문화의 면으로 채워지는 전북도시에의 미래 여행을 그려본다.

 

 

/ 강대호 (건축가. 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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