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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경의 음악이야기] 음악속의 악마 -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어느 예술가의 생애'

 

……병적인 감수성과 격렬한 상상력을 지닌 어떤 예술가가 사랑의 번민으로 절망의 구렁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아편자살을 꾀한다.

 

……그러나 먹은 약의 분량이 적어서 죽음에 이루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기괴한 꿈을 꾼다.

 

……꿈속에서 예술가의 사랑이 재현되고 환상적인 무서운 결말을 가져오게 된다.

 

이는 1832년에 출판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에 붙여져 있는 설명이다.

 

의사를 희망했던 아버지의 고집을 꺽은 베를리오즈는 파리음악원에 입학해서 작곡 공부를 하게 된다.

 

두 번이나 로마대상에 응모하여 고배를 마신 그는(결국 5번째 도전에서 대상을 받음) 1827년 24살 되던 해 파리를 방문하는 영국 셰익스피어 극단의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는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동시에 오펠리아와 줄리엣 역을 맡았던 주연배우 하리에트 스미드슨에게 매혹되어 열렬한 짝사랑에 빠진다. 때마침 그가 읽게되는 괴테의 파우스트는 그의 음악적 사고에 중요한 자극적 요소가 된다. 그녀에게 여러 번 사랑의 고백을 적은 편지를 보내고 무대로 찾아가기도 했지만 당시 최고의 국제적인 여배우였던 스미드슨은 무명의 젊은 청년에게 무관심하기만 했다.

 

다감하고 정열적인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베를리오즈는 타오르는 사랑의 불꽃, 번민, 고통 속에서 자서전적 내용을 지닌 대작 '환상교향곡'을 완성하게 된다.(1830년)

 

이는 전체가 5악장으로 이루어진 일탈된 교향곡으로 독창적인 수법의 형식을 지닌다.

 

……환상적이고 몽롱한 꿈속에서 펼쳐지는 열정, 동경, 연민, 절망 그리고 질투와 분노로 시인은 마침내 애인을 죽이고는 자신도 단두대로 향한다. 마지막 5악장에서 그는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한 온갖 형상과 유령, 괴물들의 끔찍한 무리, 악마의 향연이 벌어지는 지옥의 모습을 본다. 춤추는 악마들 속에는 지난날의 기품을 잃은 그녀가 함께 있었다.

 

3년 후 베를리오즈는 주변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환상 속의 여인 스미드슨과 결혼을 했다. 그러나 그들의 결혼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음악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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