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열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기자회견장에서 엉엉우는 그녀를 보고 우리는 다이어트의 비밀을 숨긴 거짓말쟁이로서 그녀를 탓하기보다는 ‘이영자 참 안됐다’라고 생각한다.
왜일까? 그것은 1년에 수조원이나 되는 다이어트시장의 상술과 살을뺀 이영자를 이제야 비로소 정상적인 여자가 되어 돌아온 듯 호들갑을 떤 언론, 그걸 바라보며 ‘역시 여자는 날씬해야지’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다이어트에 대한 꿈과 각오를 다시한번 다진 다수의 사람들, 즉 다양한 외모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없는 참을수없을 정도로 얇디얇은 우리사회의 문화두께가 모두 공범이 되어 만들어낸 사회적 범죄를 이영자 혼자 다 뒤집어쓴 것 같기 때문일것이다.
얼마전 열렸던 안티미스코리아 대회에서 ‘타살’이란 이름의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두사람이 수치가 새겨진 압박붕대를 서로의 몸에 꽁꽁 감아주면서 죽어가는 내용이었다.
다이어트는 분명 개인이 자기자신과의 싸움을 통해서 성취감을 얻고자해 선택하는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를 넘어선다. 그렇게 개인의 문제로만 보는 시각은 또다른 이데올로기가 되어 그에 실패한 다수의 사람들에게 외모에 대한 열등감보다 더 치명적인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대한 패배감을 갖게 한다. 다이어트는 시각이미지가 발달하면서 더더욱 강제되는 ‘보여주기위한 외모가꾸기’ 이기 때문에 몇센치와 몇인치로 규격화시킨 외모기준과 그것을 상업화하는 우리사회의 의식과 시스템 모두를 전환시키지 않는한 우리는 서로서로 ‘타살’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다.
여성에게 외모는 ‘이왕이면 다홍치마’에서 ‘다홍’의 조건이 아니라 ‘치마’의 조건이 된다. 따라서 우리여성들은 그 치마의 조건을 채우기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한된 에너지중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일과 활동에너지가 아닌 외모가꾸기에 바치는지 모른다.
필자는 지난 토요일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념및 평화통일을 이루기위한 통일걷기대회’에 참석했다. 문화공연 즈음이면 꼭 나타나는 멋진 여성들이 있다. 전북여성농민회 소속의 노래패 ‘청보리사랑’이다. 뙤약볕에서 모심기하느라 검게 그을린 얼굴로 당당하게 무대에 서서 ‘통일농사꾼’을 흥겹게 부르는 그녀들을 보면 건강한 아름다움과 매력이 물씬 넘쳐난다.
그 어떤 차별보다도 더 큰 죄가되는 타고난 외모에 대한 차별에 순응하지 않고 내가 가진 타고난 멋을 일과 활동속에서 가꾸고 마음껏 누리는 멋진여성들이 되어보자.
송경숙(목사, 전북기독교사회선교협의회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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