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기발한 작품의 형상성이 주저함 없이 발현된 작품, 강기 있는 필획과 결구를 보인 예서, 서예의 가장 큰 특징인 먹의 세계를 과감하게 떨쳐 버린 빛깔있는 자형과 바탕의 시도 등의 호평이 이어진 이번 공모전은 한국 서예의 방향을 제시한 ‘시각성의 큰잔치’였다.
공모전 사상, 이례적으로 작품형식과 규격의 파괴를 시도해 관심을 모았던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에서 1천30점이 응모돼 높은 출품율을 보였으며 대상에는 한글 전각과 한글서체를 조화시킨 ‘부모은중경구’의 장세훈씨(42겙黎竪?수원시 장안구 화서1동 217-2호 )가 대상의 기쁨을 안았다. 이밖에도 각 부문 우수상은 유경숙 김숙희 김은희 최진형 황외성씨가 선정됐다.
기존의 공모전과는 달리 전통성과 함께 실험정신을 내세웠던 이번 공모전은 당초의 취지를 충분히 살려내는 신선한 실험작들이 대거 출품돼 한국서단에 새로운 성과를 안겼다.
‘예술은 시작과 끝이 변화와 개성의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창출할 때 비로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고 밝힌 심사위원들은 “그런 점에서 이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기념공모전에 출품된 한문서예, 한글, 문인화, 전각, 현대서예 작품은 작가들의 모든 기량이 총망라된 작가의 이상을 펼치는 축제의 한마당이 되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심사위원/변요인 김기동 박종회 양택동 전명옥 전진원 최민렬)
심사위원들이 한결같이 호평과 공모전의 의미를 높이 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심사위원장 변요인(邊堯寅)씨는 “그동안 한국서예가 지나치게 법고(法古)에만 얽매여 창신의 의미는 제대로 발휘해내지 못하고 있었다면 이번 공모전은 창신(創新)의 의미를 보다 새롭게 부각시키면서 한국서예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공모전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는 실험성과 함께 작가적 역량을 갖춘 출품작들의 면면으로부터 얻어진 것. 특히 눈길을 모았던 것은 출품작가들중 대한민국서예대전의 초대작가는 물론, 이미 기성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던 점이다. 이들은 실험정신을 돋보이면서도 법첩에 근거한 서예의 바탕을 탄탄하게 다진 역량으로 첫회 공모전의 위상을 높였다.
“과감하고 파격적인 형식에 대한 접근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법에 근거한 진지한 연구와 탐색으로부터 얻어진 것들이어서 더욱 신선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가.
부문별로는 한글과 전각이 돋보였던데 비해 출품률이 낮았던 해서와 행초서, 문인화 부문은 다른 부문에 비해 열세를 보였다.
이번 공모전 입상작에는 상금(대상 5백만원, 우수상 각 1백만원)과 함께 서예비엔날레 각종 전시회에 초대작가로 선정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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