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또하나의 화랑이 문을 열었다. 그것도 화가가 직접 마련해 운영하는 화랑이다. 지역화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진 서양화가 이동근씨(52)가 지난달 29일 개관한 ‘이동근갤러리’(전주시 중앙동 4가 36-5).
전북지방경찰청 부근건물 2층에 마련된 이 갤러리는 작지만 아담한 17평짜리 전시실과 이씨의 작업실, 그리고 작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들어선 전체 50평 규모의 공간이다.
“요즘 작가와 시민들이 만나는 문이 닫혀 있습니다. 시민들이 작품을 보면서 작가와 작품세계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림을 팔기 위해서’가 아닌 시민들에게 다양한 미술작품의 감상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갤러리를 마련했다는 이씨는 앞으로 자신의 작품 전시뿐 아니라 초대전이나 테마전을 기획, 지속적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소개했다. 오는 10월의 한국중진작가 초대전이나 올 겨울 설경전도 이씨가 구상하고 있는 테마기획전.
이씨는 또 세계 유명작가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비디오 상영과 작가와의 대화를 매주 한차례씩 가지는 한편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 사이버상에서도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씨는 개관을 기념하는 ‘이동근갤러리 개관전’을 마련, 자신의 근작 3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씨는 최근작에서 화면의 조형성과 빨강이나 파랑, 녹색, 노랑 등 색의 대비를 통해 토속적인 색취를 품어내며 동양사상을 담아내고 있다. 이씨의 사실적 풍경화에 익숙했던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변화로 그의 작품세계가 다가온다.
사실주의 기법을 구사했던 이씨의 작품세계가 한국적인 무늬와 선을 강조하는 경향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
“우리 어머니들이 정한수를 떠놓고 가족안녕을 위해 기도하는 그런 우리 토속정신을 그려보고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 10년동안 사찰을 돌며 그곳에 담긴 색과 정신을 화폭에 담을 계획입니다. ”
갤러리는 작가와 관람객이 만나는 자리. 그러나 작가가 직접 갤러리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이동근갤러리가 주목을 이유도 바로 이 때문. 그의 풍경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미술에의 이해를 높여왔다면 새롭게 마련한 공간이 지역 화단에서 어떤 역할을 전개해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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