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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경의 음악이야기] 마림바



 

지난 달 서울에서 쓰리 빅 테너가 내한 공연하던 날, 같은 시각에 예술의 전당에서는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메우고 특별한 연주회가 열렸다.

 

마림바 연주자 게이코 아베가 협연한 서울 시향의 605회 정기 연주회였다.

 

현대 마림바 음악의 개척자인 아베는 연주자, 작곡자, 그리고 세계 유수 콩클의 배심원단 의장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음악인이다. 이블린 글레니와 로버트 반사이드같은 훌륭한 마림비스트의 스승으로 환갑을 훌쩍 넘긴 여유있는 모습의 아베는 푸근한 아주머니와 같은 인상이었다.

 

그러나 무대에 오른 그녀는 힘차고 정열적인 몸짓과 화려한 손동작으로 25개의 말렛(두들기는 채)을 번갈아 가면서 소름끼치는 연주를 들려주었고, 마림바 라는 악기가 낼 수 있는 갖 가지의 기교가 상상을 초월한 최고의 극치를 자아냈다.

 

앙콜곡으로 우리의 아리랑을 즉흥 변주해 연주하는 아베를 보면서 음악으로서 우리 국민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그의 마음을 느껴 볼 수 있었다.

 

마림바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전통 나무 실로폰에 근거를 둔 것이다. 땅에 구멍을 판 뒤 그 위에 서로 길이가 다른 나무를 얹어 막대기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 도구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흑인 노예들에 의해 중남미 지역으로 전파되었으며 1950년 이후에 오케스트라에서 그 지위를 굳혔고, 이제는 독주용. 협주용. 그리고 앙상블로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나무로 만든 건반의 실로폰 아래에 공명관을 달아서 부드럽고 포근한 음색을 가지며 특히 각 음역마다 여러 자질의 말렛(나무, 고무, 에보나이트)을 번갈아 사용하여 다채로운 사운드로 클래식 분야 뿐 아니라 재즈와 팝 등 여러 장르에서도 많은 효과 음향을 담당한다.

 

특히 여러 개의 말렛을 동시에 손가락에 끼고 굴리는 롤 주법은 마림바 만의 특징적인 연주법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나 때론 영혼의 울림을 느껴 볼 수도 있다.

 

복잡하고 피곤한 현대인들이 원시적인 타악기에 매료되고 있는 오늘날, 유일하게 선율을 갖는 타악기 마림바는 그 시장성이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의 타악기 사물놀이가 세계 순회 공연에서 성공적인 연주를 거듭하고 있음을 새삼 느껴 보면서 좀 더 확실하게 상품가치를 높여야겠다고 생각한다.

 

/ 음악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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