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아도 너는 있고 부르지 않아도 너는 있다 그리움이라면 세상의 그리움 네게 보낸다 기다림이라면 세상의 기다림 나에게 남는다 -박남준의 ‘산’중에서’
사랑만큼 아름다운 주제는 없다. 우리 삶의 영원한 주제 역시 사랑이다. 모든 노래와 시의 근원이 사랑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사랑은 여러가지 풍경과 향기로 드러난다. 그 대상도 다양하다.
시대가 변해도 사랑은 삶의 중심이다. 넘쳐나서 좋을 것이 있다면 그것 역시 사랑이다. 시인들이 노래하는 ‘사랑’, 그 시편들을 모은 시집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태동출판사)가 나왔다.
사랑이 넘치고 사랑한다는 말도 넘쳐나는 세상에 , 광란과 뒤죽박죽의, 혹은 눈물바다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노래도 참으로 흔하디 흔한 세상에서 사랑을 주제로 한 시집은 더이상 관심을 끌만한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 시집은 독자들에게는 사랑을 새롭게 일깨우는, 사랑의 깊이를 녹녹하게 전하는 신선한 감동으로 가득 차있다. 연애와 사랑을 주제로 한 시편들 임에는 틀림없으나 관념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얄팍하게 감정만 불러일으키는 허다한 사랑시와는 많이 다른 때문이다. 독자들의 입맛에 맞춘 시들이 현혹하는 시대, 부박하고 즉흥적인 사랑의 일면으로 가득찬, 이즈음 출판가에 넘쳐나는 사랑시집속에서 식상하기 보다는 신선한 감흥으로 우리의 ‘사랑’을 뒤돌아보게 하는 이 시집의 매력은 적지 않다.
이 시집에는 쉰네명, 최형 정양 김용택 박남준 안도현 서홍관씨를 비롯한 전북작가회의의 시인들이 예전에 써두었거나 이번에 새로 쓴 사랑을 주제로 한 시가 실려있다.
한국시단에서 알만큼 이름을 알린 원로 중견시인들부터 이제 막 등단이란 과정을 거친 20대의 신인들까지 다양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사랑의 절창’이다.
시인들에게 사랑은 ‘당신의 가슴 한복판에 찬란히 꽃피는 일이 아니라 눈두덩 찍어내며 그대 주저앉는 가을 산자락 후미진곳에서 그저 수줍은 듯 잠시 그대 눈망울에 머무는-복효근’ 것이기도하고, ‘거리를 지져대는 꽃가슴에 살아 붉어 터지는 저 기다림의 상처들-김판용’이다. 사랑은 ‘모든 살아있음의 제자리를 생각’하면서 다가오기도하지만, ‘오므렸던 그리움의 꼬리 퉁기면 어둠 속으로 튀어 나가는 물별들’이기도하다.
이들 사랑시를 읽다보면 문득 깨닫게 되는 것.
“함부로 사랑하고 함부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지말라”
가난한 시인들이 어느날 오붓하게 모여 술잔을 기울이다가 ‘함부로 사랑을 노래하는자들에게 우리도 원가 좀 보여주자’고 의기투합해 만든 사랑시집이라고 했던가.
문학평론가 이희중씨의 조언처럼 이들 사랑시 한묶음을 읽다보면 ‘나’에게 꼭 어울리는 아름다운 사랑노래, 진정한 사랑노래를 만나게 될터. 더위가 몰려오는 여름 한중간, 이즈음에 맞춰 사랑시집을 펴낸 이유를 알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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