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청동좌불 건립을 둘러싼 폭력사건을 계기로 ‘수행자들의 발로 참회와 거듭남’을 촉구하며 ‘21일 단식기도’에 들어갔던 남원 실상사 스님들이 지난 25일 단식기도를 끝냈다.
지난 5일부터 단식기도를 해 온 실상사 주지 도법스님과 수경·재연·성륜·연관 등 스님 5명은 이날 낮 12시 21일간의 단식기도를 마치고 종단 내 폭력병폐 근절과 비폭력 평화문화 정학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폭력을 당연시하고 비호하는 경향은 정의와 법을 외치는 수행자로서 실로 부끄럼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며 “앞으로 자아성찰과 자기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종단내 비폭력 문화 고양과 자비정신을 살려내는 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날 오후 합천 해인사를 방문, 종정스님을 면담하고 종단내 폭력근절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했다. 다음달 초에는 총무원장과 중앙총회 의장 등을 만나 같은 내용의 청원서를 전달한다.
이에 앞선 지난 20일에는 해인사의 주지 세민스님과 유나 원융스님, 대변인 원철스님이 단식기도중인 실상사 스님들을 방문, 위로하는 등 해인사와 실상사 사이에 패인 감정의 골은 메워진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단식기도 해제와 위로 방문 등 외형상 화해가 곧 ‘해인사-실상사 사태’의 종결을 뜻하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해인사가 이번 사태를 야기한 근본 요인인 청동좌불 건립과 관련해 얼마만큼의 양보안을 내놓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기 때문.
해인사측이 세계 최대로 짓겠다던 애초 계획에서 크게 후퇴하지 않고서는 폭력와 종단의 사분오열을 불렀던 금번 사태가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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